KRIM 적정기술과 선교
▲16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 2층 교육관에서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적정기술과 선교’ 세미나가 열렸다. ⓒ이지희 기자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16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 2층 교육관에서 '적정기술과 선교'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안성훈 교수(서울대학교 혁신설계 및 통합생산 연구실)는 네팔, 탄자니아 등 저개발국가의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 지원하여 현지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자립하도록 돕는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안 교수가 지도하는 서울대학교 혁신설계 및 통합생산 연구실은 2011년 공학기술로 네팔 고산지역 주민들을 돕는 '네팔 솔라 봉사단'을 조직해 랑탕국립공원 내 라마호텔(Lama Hotel)과 인근의 림체(Rimche) 팅간(Thingan Village)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LED 조명을 설치했다. 팅간에서는 2012년 한양대, 경상대 공학봉사단과 함께 태양광 발전시설과 전력망, LED 조명, LED 양계장, 도서관 시설, 한국식 온돌 제작 등으로 현지 주민의 삶을 개선했다. 특히 전기 공급으로 마을 전체의 소득이 올라가고 경제가 발전하자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배터리의 유지 및 보수가 이뤄졌다.

2013년에는 팅간 인근의 콜콥(Kholkop)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소수력 발전시설, 팅간의 풍력발전 설치로 세계 최초 트라이 하이브리드(Tri-hybrid)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봉사단은 발전시설에 스마트폰을 달아 국제문자로 한국에서 원격 전력망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는가 하면, 네팔 영유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백신 저장 냉장고 개발과 백신 콜드체인 형성에도 힘썼다. 고산지역에서 백신을 나를 때 유용한 운송수단인 오토바이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달아 위치를 파악하고, 드론으로 백신 배송도 시도했다. 안 교수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적정기술 거점센터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세우고 농업 창업, 농산물 가공, 비즈니스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KRIM 적정기술과 선교
▲안성훈 서울대 교수가 적정기술을 활용해 현지 주민의 시급한 필요를 채우고, 자립을 돕는 모델을 소개했다. ⓒ이지희 기자
그는 이날 "새로운 기술을 현지 마을에서 가장 최소의 비용으로, 운영 문제를 최소화 하여 보급하는 것이 적정기술일 것"이라며 "적정기술의 지속가능성이 이슈인데, 적정기술을 현지에 양도한 후 계속 요청이 오지 않고 자체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비즈니스적인 것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로 교육봉사, 의료봉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여름 단기봉사 시 교회 내 전문직 기술자들을 동원해 과학기술봉사로 적정기술팀을 보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봉사의 장점으로는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현지에 중요 인프라를 제공하여 선교에 도움이 되는 장기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의 부정적인 영향이 현지 마을에도 미치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안성훈 교수는 "우리가 가진 것이 없어도 약간의 시간을 쓰고, 팀을 잘 구성하고, 초청하는 현지 마을이 있으면 활동비용을 지원받아 충분히 이 일을 할 수 있다"며 "교회와 선교단체에서도 소속된 사람들의 전공분야와 전공지식을 통해 새로운 적정기술과 선교 모델을 찾아내 충분히 이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riM은 "정치, 경제, 생활방식뿐 아니라 생각, 세계관에까지 영향을 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교회와 선교가 일방통행 및 퍼주기식 사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현지에 맞고 현지 주민이 필요로 하는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지에 양도하여 현지 경제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그들의 자립을 돕는 전인적 사역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