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기독교학술원 창조론
▲조덕영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지구형 행성

지난 4월 드디어 국내 연구진도 우리 관측망을 가지고 지구와 유사한 외계 행성을 찾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이 남반구 3곳(칠레, 남아공, 호주)에서 운영 중에 있는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기 위한 '외계행성 탐색시스템' 작업이 첫 성공을 거둔 것이다. 질량이 지구의 1.43배 정도로 추정된 이 행성은 지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1만 3천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중심별이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아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은 차가운 얼음 행성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은 남반구에 설치한 우리 천문대는 우리 은하 중심부를 매시간 30억 개의 별을 연속 관측하면서 우리은하 중심부를 24시간 고밀도 관측하고 있다. 지난 2월, NASA 등은 한꺼번에 지구형 외계행성 7개를 연달아 발견한 적도 있다.

지구와 닮은 '슈퍼 지구'의 등장

지구형 행성의 존재 가능성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관측을 통해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미 항공우주국(NASA)는 드디어 지난 2011년 공식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한 물이 있고 적절한 온도를 지닌 행성을 발견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외계에서도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살려면 가장 먼저 물과 적절한 온도와 암석과 그에 따른 풍화된 흙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구형 행성을 발견했다. 케플러-22b(Kepler-22b)라고 명명한 지구형 행성은 태양계의 태양과 같은 기준별로부터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거주가능영역(havitable Zone)', 일명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 존재하고 있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골디락스 영역'이란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마리의 곰'에서 유래된 단어로 주인공 소녀 골디락스가 곰들이 끓여놓은 죽들 중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죽을 맛나게 먹은 데서 비롯된 말이다.

'케플러연구팀'의 부책임자인 캘리포니아 산 요세 주립대의 나탈리 바탈라 박사(Natalie Batalha, Kepler deputy science team lead at San Jose State University in San Jose, Calif.)는 "케플러-22b에 지구의 바다처럼 완전히 물에 덮여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 그 이상을 의미한다"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고 했다. 다만 케플러-22b를 구성하는 성분이 지구처럼 암석인지, 가사인지, 액체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슈퍼 지구'(Super Earth)는 지구와 같은 암석을 가지며 질량이 지구보다 무거운 행성을 말하는데 케플러-22b가 '슈퍼 지구'인지 아닌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다만 나사가 케플러-22b를 소개하기 한주 전 발표한 케플러-21b는 지구와 비슷해서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행성을 슈퍼지구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행성은 케플러-22b와 달리 표면 온도가 화씨 2천960도(섭씨 1,600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는 태양계 밖에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크기의 행성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지난 2009년 지름 2.7m, 길이 4.7m의 원통형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델타-2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우주망원경은 제작비용만 약 6억 달러가 들어간 나사의 야심작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관측 2년 만에 태양계 밖에서 '슈퍼지구'후보를 무려 2326개 찾아냈고 이중 139개를 걸러낸 다음 케플러-22b를 최적의 후보로 선발한 것이었다. 이들 2,326개 가운데 대략 207개가 지구 크기였고, 680개는 '수퍼 지구' 크기, 1,181개는 해왕성 크기(Neptune-size), 203개는 목성 크기 그리고 55개는 목성보다도 컷다.

'케플러-22b'를 찾아내는 데 공헌한 탐색팀을 이끈 아미스 연구센터의 핵심 연구원인 윌리엄 보룩키(William Borucki, NASA Ames Research Center at Moffett Field, Calif.)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한 지 불과 3일 만에 지구로부터 600광년이 떨어진 '생명체 거주 가능영역'에서 이 케플러-22b를 찾아낸 것은 사실 행운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들 탐색팀은 검증과정을 거치는데 약 2년을 소요하여 결국 그 결과를 공표한 것이다. 1광년은 빛이 1년간 이동하는 거리로, 약 10조km에 해당한다. '케플러-22b' 행성은 지름이 지구의 2.4배 정도이고 온도는 약 22℃이고 중심별의 주위를 29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었다. 케플러 22b가 돌고 있는 중심별은 태양보다는 조금 작고 태양보다 온도도 조금 낮으나 태양과 유사한 일명 G-타입(G-type)에 속하는 별이다.

외계 생명체(aliens)에 대한 인류의 끝없는 호기심

지구형 행성의 잇따른 발견은 필연적으로 외계 생명체 유무에 대한 호기심으로 우리 인류를 인도하곤 한다. 미국에 있는 세티(SETI, the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지적생명체탐사본부') 연구소의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Seth Shostak) 박사는, 인류가 조우하게 될 에일리언(aliens)은 생화학적 룰(rules)을 따르는 생명이 아닌 '지각능력이 있는 기계'(thinking machines)일 가능성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영국 BBC 방송(2010. 8. 22)이 인용, 소개한 적이 있다. 세티는 우주 바깥에서 날아오는 무선전파 신호를 수집해 지성을 갖춘 외계생명체를 탐색하는 국제 과학연구모임이다. 쇼스탁은 늘 2025년이전 인류가 외계 생명체와 전파가 되었든 어떤 식으로든 조우(遭遇)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과학자이다. 쇼스탁은 "드레이크 방정식에 따르면 우리는 몇 십 년 혹은 25년 안에 외계인을 만날 수 있다."면서 "나는 영화 속 ET를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고안한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 안에 존재하면서 우리와 지적 교신의 가능성이 있는 외계생명체 수를 추정 계산해보는 방정식으로, 항성계의 속도와 생존에 적합한 행성, 행성이 생명체를 형성하는 비율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아직 이 방정식의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외계인이 거주하는 행성 숫자가 적게는 100에서 많으면 100만 사이일 것이라고 각각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훗날 외계로부터 신호를 받을 수는 있어도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과학은 우리 수준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쇼스탁 박사는 국제우주학회(IAA) 학술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Acta Astronautica) 기고(2010)에서, "외계인이 무선통신 기술을 갖췄다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개발까지도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에이리언 탐색은) 생물학적 생명체보다 인공지능체를 발견할 확률이 더 크다"고 했다. 세티 연구원 대다수는 외계인도 상식적 의미의 "살아있는 생명체", 즉 수명이 한정돼 있고 자손을 번식하며 진화과정을 겪는 유기체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우주 안에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과 겉모습 뿐 아니라 생화학적 구조까지도 전혀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쇼스탁 박사는, '생명체가 자기 별 바깥의 외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 발달의 속도는 그 생명체의 진화 속도보다 훨씬 앞서갈 수 있다'고 흥미있는 추정을 한다. 그는 '인공지능 에일리언'은 물질과 에너지가 충분한 곳을 찾아다니는 이주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세티도 뜨겁고 어린 새내기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리즈 메트로폴리탄(Leeds Metropolitan) 대학의 세티 연구원인 존 엘리엇(John Elliott)은 BBC 에서 "쇼스탁 박사가 세티 커뮤니티 안에서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은 관념에 더욱 굳건한 발을 내디뎠다"며 "50년간 외계 전파 시그널을 관찰해오면서, 세티는 인류의 과학기술의 진보가 외계문명체의 발달 방식을 이해하는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외계 메시지의 탐색과 해독에 있어 기술적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쇼스탁의 주장은 에일리언 탐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나사(NASA)나 세티(SETI)는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이 잠잠해질만하면 외계 생명체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행성 관측 자료나 주장들을 언론에 꾸준히 제공하여 왔다.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좋으나 이들 대부분은 늘 실체는 없는 일방적 추정일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통한 관심 유도가 이들 연구 단체들의 재정 확충 필요성 때문은 혹시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세티는 나사의 재정 지원을 받는 외곽 단체다. 150여명의 연구원들은 우주 생물학과 외계 지성이 보내올지도 모르는 외계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연구하면서 늘 나사에 그 연구 성과를 제공해야 한다. 그 대부분은 우주 생물학자들이고 쇼스탁과 같은 전파 탐색 전문가는 일부이다. 세티의 재정과 예산은 늘 유동적인 것이다.

외계 생명에 대한 성경적 관점

1800년대 스코틀랜드의 설교가 토마스 찰머스는 ⌜천문학적 담화⌟(1817)라는 책에서 우주 어딘가에 있을 타락한 존재에 대해 확신하지는 않으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의 효력은 모든 우주 공간에 확대 적용될 수 있음을 피력하였다. 유명한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루이스는 "종교와 로켓"(1958)이라는 논문에서 외계 생명체들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설령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하더라도 신은 신의 방식대로 그들의 구속을 준비하실 거라는 주장을 폈다. 외과 의사였다가 목사가 된 로이드 존스는 복음주의는 과학에 있어 진화론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은 정통 기독교는 진화론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성경은 외계 생명의 존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침묵한다. 박윤선 박사는 '하늘은 여호와의 하늘이라도 땅은 인생에게 주셨도다'는 시편 115:16 절을 주석하면서 외계생명에 대해 자신은 회의적이라고 언급한다. 성경은 분명 피조세계를 지구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구를 우주의 물리적 중심으로 보려는 고정 관념은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인류가 궁금해 하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도 결국은 피조 세계의 도구적 원인(causa instrumentales)들을 추적하는 일에 불과하다. 하나님은 그 도구적 원인을 창조하신 원초적 원인(causa pricipalis, causa prima)으로서의 창조주 하나님이다. 다시말하면 피조세계의 과학적 발견과 성과가 신앙을 훼방하는 건 전혀 아니라는 말이다.

믿는 사람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외계에 대한 우리 인류의 관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이제 다양한 지구형 행성의 존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인류는 아직도 미지의 이 우주에 대한 더욱 새로운 결과들을 지켜 볼 필요가 있겠다.

조덕영 박사(조직신학, 창조신학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