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김용진 교수.
요즘 행복강사인 나의 마음은 한결 가볍다. 지난 3년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커다란 아픔이었고 무거운 짐이었던 세월호 침몰 관련 미귀가자 9명을 이제 수습할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승선했던 476명 가운데 172명만 생존해 돌아왔고, 시신으로 돌아온 사망자가 295명, 그리고 여전히 실종 상태인 분이 9명이기에, 세월호의 인양 성공은 가장 먼저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세월호 인양 관련 언론 발표를 보면, 조만간 목포로 이동하여 1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주도하는 방역과 세척, 내부 안전도 검사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조사 인력을 투입해 미수습자를 수색하고, 선체조사위 주도 아래 현장검증 등 침몰 사고원인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심해에서의 인양도 성공한 상태에서 굳이 세월호를 절단하여 똑바로 세우는 방식을 해수부가 유력하게 검토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캄캄하고 물살이 거센 40m 깊이의 심해에서도 끄집어 올렸는데, 평평한 육지에서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방법이 과연 없단 말인가?

왜 굳이 국민들에게 또 다른 의혹을 주면서까지 선체를 훼손하는 무모한 정책을 펼치려는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모쪼록 어리석은 결정으로 국민들에게 또 다른 의혹을 만들어 국민들을 대립적 구도로 몰아가지 말고, 인내심으로 포용하며 마지막까지 거시적 관점에서 순리대로 일을 진행하기 바란다.

더불어 필자는 세월호 이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다. 우선 거대 선박의 침몰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미국민들의 현명한 선택 방법을 본보기로 삼을 것을 권한다.

1941년 일본 함대에서 출격한 항공기들에 의해 진주만에 정박 중 공격당한 미 해군은, 18척의 함선이 침몰되거나 파괴되었고 2,300여 명의 군인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어처구니없는 참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미국은 즉각 사태 원인을 확실히 규명했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일본을 공격했으며, 핵폭탄까지 투하하여 최종적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냈다. 한편으로는 진주만의 침몰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그뿐 아니라 '진주만 전쟁기념관'을 만들어 전 세계인들에게 진주만의 참상을 알리며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 있다.

우리도 세월호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1,020억원 넘는 비용이 지출됐다. 앞으로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뜨거운 감자'가 된 세월호를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현명한 대안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지금 당장은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엄청난 경제적 지출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혜롭게 생각하면 대한민국을 튼튼한 나라로 세우는데 더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세월호와 관련해, 생명존중과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교육하는 기념관과 생명존중 기념공원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물론 세월호를 훼손하지 말고 기념공원에 바로 세워 보수하고, 세월호 선실 내부에 전 세계인들이 입장하여 관람하도록 하며, 선실 내부에 추모기념관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주변에 숙박시설을 갖추어 청소년들이 수학여행 코스로 경유하도록 교육부가 권장, 생명존중을 위한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실물 교육으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고 의미 있으리라 제안한다. 또한 기념관에서는 입장료와 수익사업을 벌여, 그 수익금을 의미 있는 복지 분야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이로 인해 당연히 지역경제도 회복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심각한 국론분열도 하나가 되게 할 것이다. 세월호 기념관은 새옹지마같은 귀한 공간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후속 대책이 304명이나 되는 숭고한 생명들의 넋을 위로하고, 온 국민이 반면교사를 삼게 되는 산교육으로서 가치 있는 일이다.

분명히 기억할 것은 인양된 세월호는 고철덩어리도, 골칫덩어리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진주만의 아픔을 기억하고 승화시킨 미국은 이제 세계 최강대국이 되지 않았나.

세월호를 국론분열의 화근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관심을 3년간 한 곳으로 모았던 실체이기에, 세월호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에너지를 국운 상승의 방향으로 현명하게 잘 몰아가길 기대한다.

한국강사총연합회 대표 김용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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