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야섹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피터 야섹 선교사(좌)와 체코 외무부 장관 루보미르 자오랄렉(우) ⓒ루보미르 자오랄렉 트위터
핍박받는 아프리카 그리스도인들을 섬기다 간첩 혐의로 수단 정권에 체포, 종신형을 받았던 피터 야섹(Petr Jašek) 선교사가 수단 대통령의 사면으로 지난달 26일 마침내 석방됐다. 지난 1월 29일 종신형을 선고받은 지 약 한 달만이며, 수감된 지는 약 14개월 만이다.

체코 시민권자이며 오랜 기간 미국 순교자의 소리(VOM, The Voice of the Martyrs) 스태프로 일한 피터 야섹은 재작년 12월 수단 기독교인들을 방문하고, 시위 중 큰 부상을 입은 한 학생에게 치료비를 전달했다가 하르툼 공항에서 체포됐다. 죄목은 간첩행위와 불법 입국 등이었다. 특히 간첩행위는 수단 법에 따라 최소 20년간 투옥되며, 다른 범죄 혐의들로 그는 4년을 더 선고받았다.

종신형 판결 후 체코 외무부 장관 루보미르 자오랄렉은 수단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수단 수도 하르툼을 방문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주일 오후 자오랄렉은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피터 야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병원에서 10년간 관리자로 일하는 등 20년간 의료분야에 종사해 온 피터는 미국 VOM 스태프로 15년 이상 핍박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섬겼으며, 아프리카를 두루 여행하며 VOM을 대신해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물질적, 영적 원조를 직접 감독했다. 보코하람에 공격당한 기독교인을 돌보고, 수단과 나이지리아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치료하는 일도 했다. 그가 하르툼에서 치료비를 전달한 학생도 2013년 다르푸르 시위 중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황이 2015년 국제컨퍼런스에서 알려지자 의료비 5천 달러를 건네준 것이었다.

피터 야섹
▲피터 야섹 선교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루보미르 자오랄렉 트위터
피터 야섹은 2015년 12월 체포, 수감됐으며 이듬해 1월 수단 법원으로부터 '정부와 전쟁을 벌이고, 군사 지역에서 제한을 위반하고, 정부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소문을 퍼뜨리며 간첩활동과 지역 사회 간 분쟁을 조장'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피터와 함께 체포돼 재판을 받은 3명의 수단 현지인 중 하산 압둘라힘 목사와 압둘모님 압둘마우라는 피터의 간첩 혐의를 도왔다는 이유로 각각 12년 형을 선고 받고 투옥 중이다. 재판부는 쿠와 샤말 목사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석방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회장 폴리 현숙 박사는 "이번 경험은 핍박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섬기면서 직면하는 위험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다"며 "이 시련의 시기를 통해 빛난 피터의 믿음과 그의 가족의 믿음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큰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은 그분의 신실하심을 다시 한번 보여주셨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이자 동역자의 귀환을 환영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피터는 감옥 생활이 신체에 미친 영향을 검사하기 위해 입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그와 가족들은 오랜만에 재회하여 회복하는 중이며, 사생활 존중을 부탁해왔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피터가 휴식, 사색, 회복의 시간을 가진 뒤 자신의 경험과 감옥에서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교훈을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