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김용진 교수.
우리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기가 만들어 놓은 미래사회에서는 과거 3차 산업혁명기에서 가상세계였던 것들이 더 이상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며 무형적으로 존재하던 가상적 매개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놀랍게도 디지털 세계가 현실 세계에 자리잡아, 실제로 4차 산업혁명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3차 산업혁명이 보이는 것에 멈췄다면, 4차 산업혁명은 보이지 않고 만지지 못하던 가상적인 것들을 현실에서 보이게 하고 실감나게 느껴지도록 할 것이다.

그에 적합한 예가 바로 인공지능이 옵션으로 장착된 AI 로봇이다. AI 로봇은 이미 상용화가 시작됐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기계인 로봇과 인공지능이 합쳐져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실제 대상인 로봇과 가상세계인 인공지능의 절묘한 연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기를 살아온 현대 인류에게 가히 두렵기도 하고 더불어 경이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빚어지는 사회는 인공지능 로봇 산업이 일반화 되는 사회이다. <로보캅>이라는 영화에서처럼 위험하고 힘들고 고달픈 일들의 상당수는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인간을 닮아가는 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뿐 아니라 인지적 기능과 감성적 기능까지 일부분 대체하여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O2O(Online to Offline),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는 현상으로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실제로 O2O 방식의 산업은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기에는 인력에 의한 시스템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갖춘 자동화 시스템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대세를 장악하게 된다. 얼마 있지 않아 자율주행 자동차가 우리들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등 이동 수단과 방법에도 대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이제 암기하는 시대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내가 암기하지 않더라도 몸에 부착된 컴퓨터 시스템이 내 모든 것을 실시간 녹화하고 정보를 저장해 둘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삶의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해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지식산업은 급격하게 팽창할 전망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낙원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사회가 우리 사회에 엄청난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일자리 감소 부분이다. 다보스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의하면, 3차 산업혁명기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퇴출되는 일자리보타 훨씬 더 많았다. 3차 산업혁명기는 인간의 노동현장 참여가 적극 필요했던 노동집약적 산업체제였기에, 실직자를 해결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은 사무실과 공장, 심지어 거리에서도 필요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기는 3차 산업혁명기와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그것은 공장에서 더 이상 인력이 거의 필요 없는 전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다보스는 5년 내 7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200만 개 정도만의 새로운 일자리만 생겨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는 직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화물차의 도입으로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대량 실직 상태에 놓인 것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는 인간성의 종말인지 발전인지를 경험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봉착했다. 과거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이다. 문명의 발전은 이미 브레이크가 파열된 급행열차처럼 현대 인류를 테크놀로지의 입김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처럼 되어버린 4차 산업혁명의 파워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바로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 인문학적 논의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기를 보다 인간미 있게 선도하는 평생교육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한 과정을 잘 안내할 대중 강사가 그래서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기에도 인간미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진 교수(한국강사총연합회, 행복인문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