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강론 시즌2. 2강] 그런 사람 또 있습니다

기자  7twins@naver.com   |  

[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내 평생 그 남자같은 사람은 다시 못만날 거야."
"나는 그녀가 너무 그리워. 어떻게 해도 잊을 수가 없어."

내 인생 최고의 남자는 이미 지나간 것일까.
첫사랑 그녀와 같은 사람은 다신 만날 수 없는 걸까.

걱정마시라. 당신에겐 새로운 사랑이 찾아갈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마음에 달렸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왜!?

 나에겐 오랜 친구 세명이 있다. 뚜렷하게 단체를 만든 건 아니지만, 계속 몰려다니다 보니 어느덧 주변인들에게 ‘쪼다류’라고 불리고 있더라. ‘쪼다류’란 이름만 봐도 알겠지만, 구성원들의 면면은 평균 밑에서 아등바등대고 있다.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은 이 무리에서 용한마리가 태어났는데, 20대 중반에 서울대 석,박사를 취득하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기리(애칭)군이다. 기본적으로 헐뜯고 비난하기를 좋아하는 우리지만 기리군에게 만큼은 어느 정도의 예의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 그는 우리의 희망이자 등불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리군 역시 폭풍처럼 털릴(?) 때가 있는데 바로 연애에 관해 이야기 할 때다. 보수적인 교회 안에서 만나 10대부터 20대까지 줄곧 함께 몰려다니는 남자애들이 보통 그러하듯, 우리 역시 연애가 많이 늦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기리군은 가장 늦은 스타트를 끊었는데, 남중 남고 공대 테크트리를 찍으며 곰팡내를 풍겼던 기리군의 연애는 꽃 좀 피고, 바람 좀 분다 싶다가 사그라든 올 봄처럼, 허망하게도 두달만에 깔끔하게 끝나버렸다.

짧은 연애기간도 문제지만, 문제는 이별 후에 일어났는데 기리군이 다음 사랑을 찾을 기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마음에 차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랑하고픈 마음마저 접어버렸다.
단 두달의 사랑, 처음이었으니 당연 서툴렀고, 엉망이었지만, 적어도 기리군에게 있어서만큼은 더 절절하고 애틋한 관계였던 것 같다. 어쩌면, 첫사랑이기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기리군은 지금도 말한다.

‘내 첫사랑, 이 여자 같은 여자는 다시 못 만날 거야’라고.
그런데, 정말 그런 건가. 그럴 수밖에 없단 말인가.

 그 썅년, 그 썅놈

 ‘건축학개론’이란 영화를 매우 재밌게 봤다. 영화 자체도 재밌었지만, 영화관을 나오는 남정네들의 반응이 더 흥미로웠다. 영화관에서 소주라도 한 잔씩 돌렸는지 하나같이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터덜대는 모습이 마음 깊숙이 박아뒀던 첫사랑, 그 ‘썅년’들에 대한 애수가 짙게 배어나오는 듯 했다. 하지만 사실 남정네들의 문제겠는가. 첫사랑이란 언제나 우리에게 아련한 향수가 되어 돌아온다. 자매들에게도 역시 모진 스크래치로 남겨진 ‘썅놈’ 한놈쯤은 있지 않던가.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감정을 다루는 방법이 미숙하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는 일을 배우지 못했다. 떠올려보자. 적어도 어린 내게 있어서 이해가 안될 만큼 절망스러운 상황(그랑죠가 악당에게 져버렸다거나, 종이인형의 원피스가 사라졌다거나)을 만나 엉엉 울어버릴 때, 우리 부모님은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셨다. “뚝 그쳐.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셔. 눈물 닦고 울지마.”

 덕분에 우리는 북한의 핵도발에 전세계가 초긴장을 해도 움찔하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게 되었지만, 내면을 감찰하는 예민함은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태생적으로 둔감한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훨씬 자기 상처에 대해 무감각하다.

그런 우리의 심리를 십분 반영한 단어가 바로 ‘썅년’, 혹은 응용된 ‘썅놈’이 아닐까. 아직도 납득하지 못한 이별의 부당함, 미처 다 정리되지 못한 감정, 아프긴 하지만 차마 들여다보지 못하고 굳어버린 상처. 설명할 순 없지만, 어딘가에 박혀 찌릿대는 첫사랑의 날카로움. 미숙했던 만큼 억울하기도 한 나 자신의 무력함.

 만약 상대와 바닥을 들어내며 헤어진 것이 아니라면, 당신 안의 그리움은 점차 더 커져갈 것이다. 아직도 이별은 끝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의 사랑은 치기어린 미움에 이름만 독하게 바꿔져 우리 안에 살아가게 된다.

별이 예쁜 어느 밤, 홀로 떠있는 달이 불쌍하다가 내가 불쌍하다가 나도 모르게 읊조리게 되는 것이다.
'에이 썅년', '에라이 썅놈'

말하는대로~ 선택한대로~

 비록 첫사랑이 아닐지라도, 지난 사랑 중 너무나 달콤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한 솔로들이 많다. 연애에 자신감이 없을수록 더더욱 그렇다. 새롭게 찾아오는 사랑이 제 가치로 보이지 않는다. 옛사랑을 닮은 사람을 찾게 된다. 지금 내 눈앞의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처럼 미안해진다.

 하지만 우리가 꼭 인지해야 할 것은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이고, 지난 사랑은 지난 사랑일 뿐이라는 것이다. 묵은 감정은 흘려보내주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까. 덧붙여 말하자면,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는 때로 ‘옛날 그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을 거야’가 숙명적이고 운명적인 진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차분히 얘기해 보자. 그, 혹은 그녀를 잊을 수 없는 것이 정녕 숙명의 범주에 들어가는 일일까. 나는 그것이 선택의 영역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 혹은 그녀를 보낼 수 없기에 꾸준하게 잊지 않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휴지통에 드래그만 한다고 해서 파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삭제하시겠습니까?’란 질문에 정확하게 ‘확인(Y)'을 눌러야 한다.

 이 세상에 잊지 못할 사랑은 없다. 다만, 잊지 않기를 선택하는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당신의 의지와 선택은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 그 길 끝에 그렇게 기다려온 사랑이 당신을 다시 두근대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제 조금은 당찬 의지를 가지고 핸드폰을 켜보자. 크리스천 데이트 앱을 눌러보아라. 세상엔 이렇게나 멋진 크리스천 청년들이 있다. 당신에게 찾아올 진짜 운명에 관해 꿈꿀 수 있길 바란다. 어쩌면 운명적인 누군가가 당신 목전에서 응답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선택 끝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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