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강론 2강] 기도제목 다이어트

기자  7twins@naver.com   |  

[크리스천데이트 칼럼]

[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

이런 문장의 나열들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가. 바로 몇 년전 내 다이어리에 적혀있던 '기도제목'을 빙자한 이상형 리스트.
지금의 내가 저 리스트를 보고 있자면 마음 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린다.

'저런 남자가 왜 널 만나겠니'

 연애 전 준비운동 2:
기도제목 다이어트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어떤 남자와 연애하고 있느냐.
외모 적으로는 목이 긴 것만 빼면 해당 사항 無
외모 외적으로는 목소리가 저음인 것만 빼면 해당 사항 無
신앙적으로는 거의 90점 정도 일치.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새까만 얼굴에, 옷은 엄마가 사다주는 것만 입는,
모성애는 커녕 아침 6시에 일어나 나를 모닝콜해주고 자기 일 싹싹하게 잘하는
그런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하고 있다.

신앙적으로는 90점정도 일치하는 남자를 만났으니 성공한 것 같긴해도
그건 내가 운이 좋거나, 하나님이 날 불쌍히 여기셔서 그 형제를 허락해주신 것이지
결코 내 기도제목이 이루어진 건 아닌 것 같다.

내 기도제목이 이루어지지 않은데에는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내 신앙상태의 문제? 꾸준히 기도하지 않고 드문드문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못미더운 분이시라서?
다 틀렸다. 문제는 기도제목 자체에 있었다.

우리의 기도제목에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일년에 한 두번 있는 파티에 신고가는 신발을 고를 때와,
학교나 일터에 갈 때 매일 신을만한 신발을 고를 때의 기준은 다르다.

우리가 미래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할 때에는
하루 깜짝 데이트할 대상에 대한 항목이 아니라
평생을 부대끼며 함께 걸어갈 사람에 대한 것,
즉 본질적이고 내면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겉의 휘황찬란한 기준들은 다이어트하고, 핵심적인 것 세가지 정도만 남겨두자.

비록, '그래도 키만은...!'하고 어쩔 수 없는 미련이 남을지라도,
그러한 기준때문에 나를 스치는 수많은 만남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진지한 만남을 위해 주위 이성들을 살펴보고 있다면 이 단어를 기억해라.
'저평가 우량주'

필자의 남자친구도 저평가된 우량주였다.
눈이 너무 나빠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어서 전형적인 '못친소'(못생긴친구를소개합니다) 부류였다.
장난은 어찌나 심하고 썰렁한지 옆에 있던 동기 자매들이 '바보'라고 불렀다.
맨날 동기 여자애들을 돌아가면서 좋아하다가, 다른 남자에게 보내고 마는 그런 형제.

그렇지만 그는 몇년 째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었고, 기독교 동아리에서는 찬양 인도를 불평없이 맡아서 했다.
모임의 어느 한 자리도 꾀부려서 빼먹는 경우가 없었고,
'오빠는 왜 그렇게 열심히 나와요?' 하면 '나와야 되니까'라고 대답하는 형제였다.

군대를 다녀와 그는 라식수술을 해서 안경을 벗었고,
착한 심성이 얼굴에 드러나 '인상 좋다', '훈남이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외모는 쉽게 변했지만, 내면은 그대로여서 상대방에게 항상 성실하고 진실하다.

주변에 이런 '저평가 우량주' 한 명씩은 있지 않은가?
유경험자로서 진심으로 '저평가 우량주 형제, 자매'들을 추천한다.
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의 모습'을 사랑해줄줄 아는 결이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 우리에게 기름기 쫙 뺀 기도제목들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외모는 자신이랑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만나는게 정신건강상 좋을 것 같다.
내가 모자란 것 같으면 열등감에 괴롭고, 내가 월등한 것 같으면 자꾸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올것이다.

지금까지의 기준을 다 빼면, 도대체 뭘 기도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은 이 시를 감상해보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풀꽃은 화려한 꽃들에 가리워 눈에 띄지 않지만,
언제나 곁에있고 진실하다.

풀꽃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도록, 그런 사람을 만나도록.
그것이 이번 년도 당신의 기도제목이 되길 바란다.

'기도제목 다이어트'를 위한
소소하지만 쓸모있는 행동수칙 몇가지

1. 하나님 색안경을 껴보세요.

: 수첩에 배우자 기도제목을 쫙 적고 '하나님 입장에서의 중요도'를 1부터 5까지 매겨보세요.
3점 아래의 것들은 과감히 지워보세요.

2. 가까운 친구에게 조언을 들으세요.

: 가까운 친구에게 배우자 기도제목을 공개하세요.
한마디씩 안 좋은 소리 나오는 항목은 다이어트합시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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