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소강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올해 故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평전 시집 '다시, 별 헤는 밤'(샘터)을 펴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윤동주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의 아픔과 저항정신을 표현한 '저항적 예언자 시인'"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최근 '주간동아'와 인터뷰를 갖고, 윤동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소 목사는 '윤동주와 기독교의 접점'을 묻는 질문에 "윤동주가 태어난 중국 룽징 명동촌(明東村)은 우국지사와 선각자들이 모이던 곳"이라며 "당시 이 지역 기독교는 순혈주의적 신학과 신앙의 순결에 목숨을 걸었던, 전혀 때 묻지 않은 기독교였다. 윤동주의 할아버지 윤하연은 독실한 장로이자 선각자였고, 독립투사에게 자금을 대줬다. 외삼촌 김약연은 명동촌에 학교와 교회를 세운 목사로 '나의 행동이 나의 유언'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삶, 신앙, 애국심이 일치하던 분이다. 이런 가족 속에서 윤동주는 어린 시절부터 기독교 신앙과 저항정신, 애국혼을 가슴속에 쌓아나갔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평전시를 쓰는 동안 '윤동주 병'에 걸렸다. 어디를 가도 윤동주 생각이 나고, 특히 깊은 밤이 되면 윤동주가 제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면서 "그의 시와 연구 서적을 탐독하면서 윤동주가 제 마음에 들어오기도 하고 제가 윤동주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그가 못다 썼다고 생각되는 시를 한 편 한 편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 목사는 "지금까지 윤동주 연구에서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저항정신의 면모가 잘 조명되지 않았다. 윤동주는 우리 민족의 불멸의 시인이자 한국교회의 자산"이라며 "우리가 윤동주를 제대로 이해하고 만날 때 참된 인간의 자화상과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동주를 새롭게 만나자는 의미에서 여러 행사를 기획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소 목사는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와 현 시국에 대한 견해도 아울러 밝혔다.

먼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선 "흔히 목회자는 말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현대 사회는 문사적 목회자를 요구한다. 목회자의 진심 어린 글 한 줄, 고백적 칼럼에 더 큰 감동을 받게 된다"며 "그래서 목회자는 깊은 내면적 사유와 기도를 통한 글을 쓰면서 성도들과 소통해야 한다. 제게 문학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고백이자, 이 시대와 소통하는 사다리와도 같다. 문학이라는 꽃씨를 가는 곳마다 뿌리고 싶다. 언젠가 사람들의 가슴 속에 피어난 사랑과 용서, 화해와 은총의 꽃을 보고 싶다"고 했다.

시국과 관련해선 "우리 사회에 큰 어른이 없다는 게 아쉽다. 사회적 공익과 진리를 언행일치로 본을 보이고 국민을 통합하려는 큰 나무, 큰 그릇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서로 '일리가 있는' 주장을 하는데, 일리는 충돌만 낳는다. 이를 바다같이 통합하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제는 갈등과 대결이 아닌,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