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피셔
▲캐리 피셔. ⓒ스타워즈 공식 홈페이지
전 세계 스타워즈 팬들이 레아 공주로 열연한 캐리 피셔(Carrie Fisher)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 속 레아 공주의 역할이 현재의 그녀를 있게 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스크린 밖에서도 그녀는 여러가지 이유로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재치있는 작가이자 강사였을 뿐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를 대변하기도 했다.

그녀는 스스로가 조울증, 우울증을 경험했고, 약물 및 알콜 중독과 싸움을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험은 자서전 ‘위시풀 드링킹’(Wishful Drinking)에도 잘 나타나있다. 그녀의 자서전은 나중에 동일한 제목의 연극으로 공연됐다.

그녀는 자서전에서 “때로 지옥으로부터 천천히 뒷걸음쳐서 천국을 발견할 수 있다”며 천국과 지옥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피셔에게 큰 역할을 못했다. 하나님에 대한 개념도 그러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한 때 그녀는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내가 기능하는 방식과 형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난 스스로 열정적인 불가지론자라고 말해왔다. 하나님이 계심을 볼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이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아버지, 오빠도 그렇다. 그러나 나는 의심한다”고 말했었다.

올해 4월 그녀는 하버드대학교 인문학자들, 무신론자들, 불가지론자들로부터 문화인류학 분야 공로상을 받았다. 이는 자신이 불가지론자거나 무신론자임을 공개적으로 알린 유명인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그러나 지독한 불가지론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지난 2015년 영국의 극장들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상영에 앞서 영국성공회가 제작한 주기도문 광고를 금지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당황했다.

당시 그녀는 “왜 주기도문 상영을 금지했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들은 생명을 얻을 것이다. 광고성 주기도문을 상영하는 것은 결코 공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피셔는 하나님의 개념이나 제도화된 종교 안에서 인생의 큰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하지 못했다.

1980년 거듭난 기독교인이 된 피셔의 오빠인 토드 피셔는 2년 후 세례를 받고 음악가인 헨리 커트로나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한 보도에 의하면 피셔는 “오빠가 거듭난 기독교인이 된 것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같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녀의 마지막 날, 가족들은 팬들을 비롯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녀의 딸인 빌리 루드(24)는 성명을 통해 “어머니는 세상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의 전체 가족들은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에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