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김용진 교수.
요즘 국민 대다수는 현실 정치에 대해 심한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높이 존경받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 정치인이 도대체 왜 필요한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다가 정치무용론이 대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기능과 협력이라는 소중한 역할이 시위 군중들의 분위기에 따라 일관성과 철학 없이 힘의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의 저서 일부를 인용해 본다.

소크라테스: 인정하오. 그래서 노자 선생께서는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오?

노자: 꼭 그런 것만은 아니요. 정치인이 현실적으로 왜 필요하지 않겠소? 단지 정치인은 약자(弱者)의 편에 서서 행동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함이오. 그러한 개념이 "상선약수(上善若水)"올시다.

내 정치철학은 "위무위(爲無爲)"에서 제시하는 실천방법론이라고 하겠소.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겸손을 실천하며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나는 늘 "위자패지 집자실지(爲者敗之 執者失之)"라고 했소이다.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설치는 자는 반드시 패하고 잃게 된다는 말이올시다. 그러니 정치인은 동(動)보다는 정(靜)을, 만(滿)보다는 허(虛)를, 진(進)보다는 귀(歸)를, 공(巧)보다는 졸(拙)을, 웅(雄)보다는 자(雌)를 더 높은 가치로 보는 사람이어야 하오.

석가모니: 노자 선생! 상선약수를 좀 설명해 주시오.

노자: 잘 질문하셨소. 정치인은 상선약수의 자세를 기억하고 따라야 하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지 않소? 물은 온갖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무르지요.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소.

살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함을 좋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짊을 좋게 하고, 말할 때는 물처럼 믿음을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고, 일할 때는 물처럼 능하게 하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때를 좋게 하여야 하는 것이오. 물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되지 않는 법이오. 이것이 상선약수의 의미올시다.

공자: 노자 선생의 그윽한 깊이를 요구하는 사상은 장자(莊子), 열자(列子) 등에 의해 직접 계승되었더이다. 또한 내 제자들인 유가(儒家)에서도 도가를 계속 읽고 해석하고 따르기도 하오. 고맙소이다.

-김용진, <행복강사의 인문학 Symposium>, 145쪽

이제는 국회가 대한민국을 회생시킬 절묘한 지혜를 모아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대권 욕심이나 당리당략에 얽메여 국가와 국민을 또 다시 이용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선약수의 태도를 기본으로 하여 이 위기를 해결해 주기를 간곡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