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성서대학교 김승호 교수(선교학)의 '한국선교의 문제점과 해결을 위한 제언'을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김승호 교수
▲김승호 교수
I. 들어가는 말

2016년은 한국에 선교사가 입국한지 132년이 되는 해이다. 1884년 9월 20일 미국 북 장로교회 파송 선교사 호레이스 뉴턴 알렌(H. N. Allen. 1858-1932)에 의하여 시작되었던 한국선교가 올해로 131주년을 맞았다. 한국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31년 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놀랄만한 경이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주요교단의 세계최대교회들이 대부분 한국에 있을 정도로 크게 성장하는 축복을 누렸다.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말까지 한국교회는 세계가 놀랄 정도로 급성장했고 해마다 교인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하였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한국 교회의 기적과 정비례 하였다고 말해도 과히 틀리지 않다고 본다. 본격적인 한국 선교도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통한 경제 성장기와 맞물렸다.한국의 경제성장은 교회의 재정적 성장을 가져왔으며 이들 성장은 선교를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 인적 자원을 마련해주었다. 1988년을 기점으로 한국인들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역시 한국선교 성장에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교회 선교는 한국교회와 함께 해 왔다. 한국선교의 성장은 한국교회의 성장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조선예수교 장로회공의회가 1907년 9월17일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첫 독노회를 개최하였다. 이 노회에 참석한 이들은 노회장을 맡은 마포삼열을 비롯한 선교사 33명과 부노회장 방기창을 비롯한 한국인 장로 36명이었다. 이 당시 장로교회의 교세는 목사가 7명, 장로가 53명, 교인 70,000 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세례교인이 19,000명이었다. 장로회는 독노회 설립과 함께 한국인 가운데 처음 목사 안수를 받은 일곱 명 가운데 한 명인 이기풍 목사를 제주도에 선교사로 파송하고, 1-2명의 보조 사역자를 동행시키고, 모든 교회가 선교헌금을 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결정하였다. 1912년 처음으로 장로교 총회가 설립됐을 때 산동성 선교를 가결한 뒤 1913년에 김영훈,박태로,사병순목사를 파송했다. 한국전쟁 후에는 1956년 태국에 최찬영목사를 파송하며 세계선교에 대한 열망을 실천에 옮겼다.

이처럼 100년의 선교역사를 가진 한국교회지만 한국선교는 198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1989년1월1일부터 시작된 해외여향 자유화 조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선교는 비서구권 교회인 한국교회가 미국을 이어 해외선교사파송 2위 국가가 되는 선교한국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한국 선교사들은 "Mission Possible" 의 역사를 믿으며 고군 분투해오고 있으며, 육체적 고통, 비자 전쟁, 문화적 충격, 신분의 위협이라는 선교현장의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선교사들은 세계교회 역사에 기억될 귀한 사역을 해 오고 있다.

한국선교에 대한 공식적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9년 93명에 불과했다. 2015년 1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총회에서 발표한 한인 선교사 숫자가 26,677명이었는데 이 숫자에는 한국교단들 에서 파송한 선교사와 선교단체가 파송한 숫자이고 개교회나 개노회 그리고 북미주 에서 파송한 선교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이 숫자를 포함한다면 한인 선교사의 수는 3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선교는 한국인 특유의 강점인 '근면', '열심', '열정' 에 복음에 대한 '헌신' 으로 나타나 선교지를 향해 물밀 듯이 들어갔다. 세계교회가 놀란 한국선교는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동력과 더불어 한인 선교사들의 헌신된 사역의 결과이기도 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안교성 교수는 한국선교30년(1980-2010)을 회고하며 다음과 같이 평했다.

“한국의 선교성장은 교회성장의 결과이며 교회성장의 연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선교가 제외된 지난 30여 년간의 세계선교운동은 상상할 수 없다. 불꽃같은 열정, 근면, 성실, 친밀한 인간관계, 높은 충성도, 사역 추진력, 높은 교육수준, 선교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참여, 기도에 대한 헌신, 단기간의 높은 성과, 헌신적인 재정적 지원, 그리고 불합리하고 억압된 환경 가운데서의 인내와 같은 한국선교의 긍정적인 측면들은 현대 세계선교운동에서 반드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1990년대 들어와 성장이 정체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교회는 전체교회의 약 20%정도, 성장이 정체된 교회도 전체교회의 약 55%, 그리고 오히려 교인 수가 감소되고 있는 교회도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침체 상황을 경험하면서 한국선교에서도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수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파송 선교사의 증가율도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해마다 선교사 파송 숫자가 1천 명에서 1천 4백 명 씩 증가해오다 2013년부터 감소되기 시작했는데 한국교회의 침체현상, 젊은 세대들의 선교사 관심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 선교사 파송현황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선교사 증가폭이 1,000명 미만으로 줄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한국인 선교사는 170개 나라에서 26,677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 선교사 파송 수는 전체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1,003명이 늘어났던 2013년에 비해 71명 감소한 932명이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한국인 선교사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상위 10개 나라는 동아시아 X국과 미국, 필리핀, 일본, 남아시아 I국, 태국, 동남아시아 I국, 캄보디아, 러시아, 독일 순으로 지난 2013년과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위 10개 나라에는 1만 5천여 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사역중이며 이 숫자는 전체 한국인 선교사 2만 7천여 명 가운데 54퍼센트를 상회해 세계선교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전략적인 재배치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인 선교사들의 주요 사역은 '교회개척'과 '제자훈련'이 주를 이뤘다. 특히 '교회개척'은 전체 사역 가운데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교회개척과 제자양육 위주의 선교는 자칫 "성과 혹은 성장주의적 선교"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사역의 유형이 보다 다양화 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년들의 선교적 관심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선교사로 나가야 할 청년들의 선교적 관심은 급감하고 있다. 최근의 한국교회는 주일학교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가고 있고, 교회내 젊은 세대의 활기도 잃어가고 있으며, 교회헌금도 많이 줄어가고 있다. 선교를 지원하게 될 교회는 이미 그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선교에서 협력을 외쳤지만 오히려 분열이 가속화됐고, 외적인 성과만 강조하는 선교를 반성하자고 했지만 그 추세는 여전하다. 미전도 종족 개척선교를 강조했지만 이미 전도된 지역으로 가는 선교사의 비중이 높아졌고, 전문인 선교사를 외쳤지만 목회자 선교사의 비율은 높아졌다. 선교목표와 전략의 구체적 개발 미흡, 선교의 질적 미성숙, 효율적인 선교 협력과 네트워크의 부족등과 같은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선교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필자는 본 글에서 4대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후 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선교는 다양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 선교사 자녀, 선교사 멤머케어, 선교훈련, 선교동원, 선교행정, 선교사 재배치, 선교사 연장교육, 선교사의 인구학적 문제, 여성 선교사, 디아스포라 선교, 교육선교, 무분별한 단기선교, 선교지 리더십 이양, 자(自) 신학 화와 자(自) 선교학화 작업, 세계선교계와의 정책 및 전략 공유, 위기관리, 타종교의 도전, 출구 전략, 선교사 연장교육 등과 같은 주요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지면상 본 논문에서는 생략토록 하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