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진로 상담에는 직업탐색 기술(job-seeking skill)과 취업실현 기술(job-getting skill) 교육을 병행하거나, 그 중 시급한 것을 선택적으로 다루게 된다. 기초학력과 외국어 실력, 필요한 자격증 등은 직업적성이 될 것이다. 여기에 직업 흥미와 직업 가치관 등을 추가한다.

그런데 취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취직 후 정착과 적응 이다. 적응을 못해서 여기저기를 개구리 뛰어다니듯 전전한다면 성공한 직장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국방일보 박지숙 기자의 '무지개 매너(무지+개매너) 최악의 후배(2016. 6. 28)'라는 기사는 취직 후 1-2년차에 있는 직장 초년생들에게 큰 도움(tips)을 줄 수 있다.

직장인들이 최악으로 꼽는 후배 유형은 '무지개 매너' 형이다. 이는 '무지'(無知)'와 '개(犬)매너'의 합성어로 "무식하고 개같은 사람"이란 뜻이니, 매너가 너무 나쁜 유형이다. 온라인 취업포탈 '사람인(대표 이정조)'에서 후배 직원이 있는 직장인 1,382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최악의 후배유형'을 조사했는데 순서별 결과는 이렇다.

①말투와 태도 등에서 예의가 부족한 '무지개 매너형'이 26% ②권력이 있는 상사에게만 잘하는 '아부형'이 14.5% ③일을 가르쳐줘도 도저히 이해를 못하는 '백치형'이 10.9% ④능력도 없으면서 말만 앞서는 '허세형'이 10.3% ⑤지시대로 안하고 자기 멋대로 처리하는 '나 잘난형'이 9.7% ⑥시키는 것 외에는 결정도, 판단도 못하는 '결정장애형'이 9.1% ⑦잦은 지각과 딴 짓만 일삼는 '태도 불량형'이 8.3% ⑧낙하산으로 들어와 위아래가 없는 '금수저형'이 3.2% 등이었다.

응답자의 38.2%는 평소 후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후배와 갈등을 겪는 부분은 ①업무처리 방식(23.1%) ②조직생활 태도(30.5%)요, 스트레스를 주는 후배의 성별은 ①동성이 더 많다(54.2%) ②이성이 더 많다(26.9%) 등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후배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 물어봤더니 ①직접 주의시킨다 66% ②잘해주면서 속으로 싫어한다 21.3% ③사수인 선배에게 보고한다 12% ④해당부서 팀장에게 알린다 7.6% ⑤신경 쓰지 않고 무시해버린다 5.4% ⑥인사팀 등 조치 가능한 부서에 알린다 4% ⑦대놓고 괴롭히거나 못살게 군다 3.9% 같은 대답이 나왔다.

그렇다면 후배에게 듣고 싶지 않은 말은 무엇일까? 물어봤더니 ①이거, 제 일 아닌데요 31.2% ②잘 모르겠는데요 19.4% ③꼭 해야 되나요? 18.5% ④저도 지금 바쁜데요 16.4% ⑤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9.7% ⑥세대 차이 나네요 1.4% 등의 대답이 나왔다. 역시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거나 '동냥을 못주나마 쪽박은 깨지 마라' 같은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제 함께 일하고 싶은 후배 유형은 어떤 것이 있는가 알아봤더니 ①예의 바르고 착한 성품을 가진 유형 30.2% ②어려운 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있는 유형 19.4% ③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진 유형 15% ④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협동심있는 유형 14.8% ⑤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친화력 있는 유형 10.2% 등의 순서로 지적되었다.

우리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따라서 독존(獨存) 보다는 공존(共存), 공존보다는 협존(協存)의 존재이다. 옛사람들도 천시(天時) 보다는 지리(地利). 지리보다는 인화(人和)가 더 중요하다고 가르쳐왔다.

직장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 및 동료와의 만남이 제일 중요한 일이다. '명장(名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 는 것은 윗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는 뜻이고, '종(從) 잘 두어야 주인(主人) 노릇 한다'는 말은 아랫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는 말이며, '백지장도 만들면 낫다' 는 말과 '한 쪽 손바닥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孤掌難鳴)'는 말은 동료와의 관계가 중요함을 지적한 말이다.

이 같은 위-아래-옆의 3방향 관계는 어느 조직(직장)에나 있다. 마치 가정에서 부모 앞에 서면 자녀요, 자식 앞에서면 부모요. 부부간이나 형제자매 간에서는 동료(동반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경에서도 모세와 여호수아, 엘리야와 엘리사, 바울과 디모데, 바나바와 바울은 성공적인 선·후배 관계요, 다윗과 요나단은 성공적인 동료 관계이다. 하지만 사울과 다윗, 예수님과 가룟 유다는 실패한 선후배(사제) 관계인 것이다.

직장이나 가정이나 교회에서 나는 누구의 후배이며 누구의 선배인가? 그리고 누구와 동료 관계인가를 생각하여, 상대적인 책임을 되짚어 보자. 좋은 후배, 고마운 선배, 믿을만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자. 태종은 세종을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寬弘莊重(관홍장중, 너그럽고 도량이 넓으며 위엄있고 장중한 사람)"이란 인물 평을 해주었다.

"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주식형제천개유 급난지붕일개무, 술을 마시고 식사를 같이 할 때는 형님 동생 하는 사람들이 천 명이나 되더니만 급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마음을 같이 할 벗이 한 명도 없다, 명심보감)"는 불행한 동료관계를 한탄하는 말이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