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투스교정선교찬양단 김영진
▲익투스교정선교찬양단 김영진 단장. ⓒ이대웅 기자
"장기수들은 가족들조차 외면하기에, 출소해도 오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오면 곧바로 교회부터 찾아가지만,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그들의 행선지는 서울역 노숙촌이 됩니다. 교회가 이들에 대한 인식을 조금만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갇힌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어주는 익투스교정찬양선교단 단장 김영진 목사의 바람이다. 선교단은 재소자들, 특히 장기수 출신들과 전국 교회를 다니며 찬양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그들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기수들이 출소를 하면 대개 50-60대나 그 이상이 되는데, 오갈 데가 없으니 결국 다시 조그마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로 돌아갑니다. 최소한 먹고 자는 문제는 해결되기 때문이지요. 선교단은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 이들이 출소 후에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셔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심어 주었으면 합니다."

김 목사가 '갇힌 자들'을 섬기게 된 것은, 자신의 억울한 교도소 경험이 바탕이 됐다. 20대 초반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 사업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그는, 물증도 증언도 없이 정황증거와 심증만으로 방화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 억울해서 재판 때마다 3일씩 금식기도를 하기도 했지만, 최종심까지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교도소에 있다 보니, 저처럼 억울하게 들어온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야말로 '무전유죄 유전무죄'였습니다. 그곳에서 '출소 후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저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주위 재소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무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나섰습니다."

지금도 20여 명과 교제 중이고, 10년 이상 장기수들 총 70여 명과 만났다고 한다. "그곳에 있는 장기수 분들은 모두 외롭습니다. 가족도 없다시피하고, 다 이혼을 당하지요. 그 생활을 다 알다 보니 내복도 사 주면서 격려했고, 지금은 친오빠와 형님처럼 따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안에 있는 이들 한 명을 섬기는 데는 1주일에 4-5천 원이면 충분합니다."

'갇힌 자들'의 현실을 알게 된 김 목사는 출소 후 복음가수로 활동하면서, 4년 동안 노숙자를 위한 사역도 전개 했다. 또 출소 후 노숙자 신세가 돼 복지 사각지대에서 하루 하루 힘겹게 지내는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경기 연천에 '익투스 공동체 마을'을 세워 사역하고 있다.

익투스 공동체 마을에서는 2천 평의 토종닭 협동농장을 마련해 2천여 마리의 토종닭을 키우고 있으며, 수익금 대부분은 어렵게 수형 생활을 하는 장기수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출소하면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있다.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한 농장이었습니다. 오로지 믿음만으로 기도하면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수백 마리씩 닭들이 죽어 나갔지요. 거기다 판로가 없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닭 사육에 대한 지혜를 주셨습니다. 지금은 연천 지역 특산물인 율무를 사료로 사용해 '우리 건강을 지키는 토종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갇혀 있던 경험 때문에 비록 동물이지만 닭들에게도 '자유'를 줬다. 그렇게 닭을 방목해서 키웠더니, 품질은 더욱 우수해졌다고 한다. 4년간 열심히 배웠더니, 하나님께서 더욱 큰 농장을 허락하셨다.

"협동농장을 통해 장기수 사역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계획입니다. 그 중 하나가 올바른 교정 선교를 한국교회에 인식시키기 위한 교회 순회 찬양 콘서트'입니다." 김 목사는 우선 교정 선교에 뜻을 같이 하는 연예인들과 복음성가 가수 등을 단원으로 구성, 전국 어디든 초청시 무료로 찬양 콘서트를 열고 있다. 교회는 찬양단원들의 다과와 찬양 콘서트 전단지 정도의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고 한다.

"무료 찬양 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고 여러 교회에 공문을 보냈지만, 응답하는 교회가 없었습니다. 교정 선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 같네요. 저희는 단지 찬양 콘서트를 통해 한국교회에 잘못 인식된 교정 선교의 현실을 바로 알리고, 소외 속에 수형 생활을 하는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것뿐인데, 인식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익투스교정찬양선교단은 찬양과 함께,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한 모노드라마와 워십 등 다양한 소재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김 목사는 "전문가들과 함께 교회 기념일이나 지역주민 초청잔치, 경로대학, 전교인이 함께하는 찬양 콘서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노드라마, 워십 찬양 콘서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응도 좋다. 선교단을 초청한 한 교회 관계자는 "교회 기념일에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찬양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이들을 통해 교정 선교에 대한 현실을 바로 알게 됐을 뿐 아니라, 전도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며 "무엇보다도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한 순간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인생 전반을 바꾸어 버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영진 목사의 '멘토' 박부웅 목사(행복한세상 이사장, 김포공항경찰교회 경목)는 "선교단 단원들은 모두 '갇힌 자들'과 아무 연관성이 없음에도, 오직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품으로 이끌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 감동을 받는다"며 "그래서 교정 선교 현장에는 언제나 '갇힌 자들'의 눈물바다로 변하곤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선교단은 갇힌 자들은 물론, 그들을 기도 혹은 물질로 후원하는 교회들에게도 가진 달란트를 통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교단에는 기존 찬양단과 비교할 수 없는 은혜와 감동, 그리스도의 참 사랑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목사는 이러한 활동 틈틈이, 여러 증거들을 수집하면서 억울했던 자신의 교도소 생활에 대한 재심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단기수들을 위한 기독교 기관은 있지만, 장기수들을 위한 전문 기관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저희는 궁극적으로 장기수들을 위한 공동체를 설립하려 합니다. 해외 선교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국내 특수 선교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교회에서 닭이 필요하시면 저희에게 신청도 해 주시구요."

문의: 010-4577-5086, 010-9992-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