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놈, 놈,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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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놈, 놈>은 얼마 전 천만 관객을 극장가로 부른 영화의 제목이다. 일본의 침략 전쟁을 배경으로, 그들이 숨겨둔 금괴를 차지하기 위해 살인을 불사하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세 남자의 좌충우돌을 그린 영화다.

대한민국은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애곡의 시대가 되었다. 국민들은 극심한 좌절과 울분으로 답답하고 우울하기만 하다. 중, 고등학생들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마치 4·19 의거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의 마음을 직시하고,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정치권의 모습은 마치 숨겨둔 금괴를 찾기 위해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영화 <놈, 놈, 놈>과 똑같은 작태를 부리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금괴를 찾아 뛰는 놈, 그 뒤를 쫓아 힘들이지 않고 금괴를 차지한 놈, 두 사람을 몰아놓고 금괴를 차지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놈의 모습은, 박근혜와 최순실을 몰아놓고 자신의 유익만을 생각하는 정치권의 한심한 처세와 같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은 국가내란죄와 다를 바 없는, 건국 이래 최악의 범죄다. 헌법을 무시하고 전방위적으로 저지른 범죄가 미친 영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입가경이다. 최순실에게 아첨한 사람은 능력과 관계 없이 출세했고, 최순실의 마음을 읽지 못한 사람은 정의로운 행실과 상관없이 파멸의 길을 걸었다. 물론 최순실의 뒤에는 그녀의 의중대로 행동하고 실천한 박근혜 군주의 어리석은 몽상이 든든한 배경으로 자리했다.

어리석은 군주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길을 걸어왔을까. 박근혜의 잃어버린 18년을 거론할 때마다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이단사이비 교주 최태민과의 씁쓸한 뒷얘기가 무성하다. 최순실의 전 남편이었던 사람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소문들이 난무하다. 그녀들의 범죄를 다루는 매스컴의 뒷북 치는 이야기를 국민들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총리를 임명하는 놈, 임명한다고 바로 임명 받는 놈, 대한민국 전반을 범죄의 늪에 빠뜨리고도 범죄를 부인하며 제 딸 걱정이나 하고 있는 놈, 팔짱을 낀 채 피의자 조사를 받아도 되는 놈, 대통령 덕분에 호사한 시절 보내놓고도 대통령이 시켜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놈, 국민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차기 대통령이나 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놈이 있다. 범죄를 방관한 정당은 해체하지 않고 정당 흉내를 그대로 내며 서로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라며 나무라고 있다. 이 놈, 요 놈, 저 놈, 놈, 놈, 놈들의 세상이다.

실의에 빠진 국민들은 대통령의 조속한 수습을 원하는 마음이다. 차기 수권을 노리고 있는 대권주자들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악용해서는 안 된다. 이기적으로 수리타산을 해가며 처리하려는 수작을 멈추고 국민들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

칼을 쓰는 무사들 중, 고수들은 상대방을 쓰러뜨릴 때 급소를 쳐서 단번에 숨을 끊는다. 고수들의 예의이다. 그러나 설 배운 무사들은 급소를 치지 못한다. 이곳도 찌르고 저곳도 찌르며 죽어가는 상대방에게 극심한 고통을 배가시킨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행보는 마치 설익은 칼잡이들의 어설픈 칼놀림 같다. 정치권은 하루속히 모든 사념을 버리고 국민들과 함께 진실한 법 집행을 위한 파수꾼 역할을 감당하기를 바란다.

이기주의가 난무한 정치권, 신뢰를 잃어버린 검찰, 비리에 얼룩진 군부, 성 추문에 빠진 사회, 교육, 문화계 전반의 타락, 권력의 남용, 여전히 위세를 부리고 있는 갑질의 행패, 관행으로 자행되고 있는 각 분야의 총체적 부정부패까지..., 모두 놈, 놈, 놈들이 장악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이순신 장군과 같은 구국 의인이 사무치게 그리운 겨울이다.

/하민국 목사(인천 검암 새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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