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Dan Scavio Jr. 트위터
미국 대선이 끝난 가운데,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81% 가까이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이같은 지지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4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78%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다.

미국 정치분석 전문기관인 ‘538’(Five Thirty Eight)은 트럼프에 대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지지가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실상 공화당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종교 단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76%가 자신은 공화당원이라고 밝혔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전체 유권자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복음주의자들은 플로리다와 같은 경합주에서 매우 큰 역할을 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복음주의자들의 수는 약 20% 가량이며, 트럼프에 대한 이들의 지지율은 85%였다. 반면,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6%에 그쳤다. 2012년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이들의 지지율은 20%였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오자, 복음주의계열 지도자들 가운데 큰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대선 주자로 확정되자 복음주의자들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낙태를 반대하는 판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공약이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선 결과가 복음주의 공동체의 정치적 참여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복음주의자들 내부의 논란이 있었다. 특히 트럼프가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같은 논쟁은 더욱 격렬해지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번 결혼하고, 카지노 사업으로 큰 돈을 모은 트럼프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가 일부 사람들을 다소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오랫동안 도박을 반대해 온 포커스온더패밀리의 창립자인 제임스 돕슨은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된 후 그에 대한 지지를 그만두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는 최소한 클린턴 후보에 대한 깊은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지난 10월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70%가 클린턴의 관점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동일한 입장을 가진 대중 응답자들의 55%에 비해 높은 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