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운동연구가)
한국교회의 영성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 말은 결국 오늘날 한국교회의 영성이 복음적인 영성의 내용으로부터 많이 빗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복음적 영적 갱신을 향한 과제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차원에서 그 답변을 찾아볼 수 있겠으나, 필자는 흔히 간과될 수 있는 한두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스탠리 그렌즈(Stanley Grenz)는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영성이란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성령께 대한 복종의 힘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생명력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는데, 안타까운 일은 그동안 한국교회 영성운동의 현장 속에 육감적 체험이나 가시적 현상을 복음의 본질보다 더 중시하는 경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참된 복음적 영성의 근간을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국교회의 영성을 정결하고 능력 있게 증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극단적 갱신주의 교회론의 문제점에서 찾는다. 필자는 과도한 갱신주의는 언제나 분리주의적 교회론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사료(史料)를 통해 지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성들은 비단 어제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사 속에 연연히 흘러온 고질적인 병폐 현상이라는 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 하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이 대부분 한국교회가 네오-몬타니즘(Neo-Montanism) 성향의 영성에 친숙한 전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Neo-Montanism이라는 용어가 신학계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Tubingen 대학교의 J. F. Tafel이 저술한 Vergleichende Darstellung und Beurtheilung der Lehrgegensadtze der Katholiken und Protestanten (Tubingen, 1835) 이후부터라고 본다. 그리고 한국 신학계의 저술 속에 이 용어와 함께 그 구체적인 특성에 대해 소개된 예로는 필자의 저서 「선교와 에큐메닉스 중심의 기독교회사」(문서선교성지원, 1995)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도 신사도개혁운동(New Apostolic Reformation)이나 또는 큰믿음교회(현재 사랑하는교회로 개명)의 영성에 대한 비판이 심각하게 일고 있는 것은 필자가 지적한 이러한 경향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국교회에 네오-몬타니즘에 대한 이해와 분별 그리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점은 당연하다.

이 글의 목적은 한국교회사 속에 네오-몬타니즘적인 신앙의 관행이 적지 않게 흘러오고 있다는 점을 밝히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먼저 몬타니즘에 대한 개요와 함께 네오-몬타니즘의 정의와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어서 한국교회사 속에서 네오-몬타니즘 성향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한두 가지 소개한다. 이 글은 고대교회와 현대교회를 오가며 몬타니즘, 네오-몬타니즘 그리고 한국교회의 우려성 있는 집단들을 연계해야 하는 특성상, 개개의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까지는 글에 담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의 결론을 통해, 이러한 교회사적 평가의 잣대를 가지고 최근 한국교회 내에 우려감이 높아져 온 몇몇 대표적 운동과 교회에 대한 진단과 권면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끝으로는 네오-몬타니즘에 맞서서 한국교회가 갖추어야 할 효과적인 대응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