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도킨스
▲리차드 도킨스 박사. ⓒ페이스북
새로운 무신론자들(The New Atheists)의 대표격인 리처드 도킨스(75)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에 대한 영국 과학계의 반감이 적지 않다고 뉴시스가 영국 인디펜던트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킨스가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그릇된 정보로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눈 먼 시계공>, < 만들어진 신> 등의 저서로 유명한 '스타 진화생물학자'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미국 텍사스주 라이스대학 연구팀이 8개국 과학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영국 과학자들 사이에서 특히 도킨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영국 과학자는 총 1,581명으로, 이중 137명은 심층면접조사에도 참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 문항에 도킨스에 대한 질문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당수가 도킨스를 직접 거론하면서 그의 '과학과 종교에 대한 접근방식'에 비판적으로 반응했다고 한다. 심층면접자 137명 중 80%는 "도킨스가 저서와 강연을 통해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대중에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도킨스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도킨스가 과학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기는 오래 전부터라고 한다. 2014년에는 하버드대의 E. O. 윌슨 교수가 도킨스를 과학자가 아닌 '저널리스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를 발견해 201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도 "도킨스가 근본주의자들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지만, 도킨스는 그 자신에 대한 근본주의자"라며 "과학과 종교에 대한 논쟁 자체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도킨스가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창조론 또는 지적설계론을 학술적으로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 무신론 확산을 위한 대중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차드 도킨스,
▲도킨스 교수가 ‘하나님은 없다’는 문구가 적힌 버스 앞에 서 있다. ⓒ크리스천포스트
도킨스는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이던 지난 2009년, 영국 전 지역 버스 800대에 무신론 광고를 부착한 적도 있다. 또 지난해 美 텍사스주에서 수제 시계를 폭탄으로 오인한 교사의 신고로 체포됐던 무슬림 소년 아흐메드 모하메드와 IS의 명령을 받고 포로를 참수한 소년을 비교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번 연구에 대해 "진화론에 부정적인 기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며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남겼다. 일각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학자들 중 영국 학자는 전체의 1/20에 불과한 만큼 크게 의미를 둘 사안이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