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2016년 9월 4일, 로마 교황청에서는 마더 테레사를 성인 반열에 올리는 시성식을 거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미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거명되어 왔고, 그의 헌신적인 봉사와 인간사랑은 성경 안에 기록된 어떤 인물 못지않게 성경적이다. 이런 분들로 인해 사도행전 29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생애와 헌신 봉사가 이토록 큰 감동을 주는 예가 흔치 않을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경북대 배한동 명예교수가 마더 테레사의 고향 생가(마케도니아)를 방문한 보고서를 여기에 소개한다.

"나는 발칸 성지 방문여행길에 운 좋게도 마더 테레사의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하게 되었다. 나는 여러 해 전 인도 콜카타에 있는 테레사 수녀의 요양시설에서 우리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테레사 수녀의 고향이 마케도니아임을 알게 되었다.

인도 '콜카타의 어머니'로 알려진 마더 테레사 수녀는 마케도니아 스코페 출생이다. 마케도니아는 인구 200만 명이 조금 넘는 발칸반도의 아주 작은 나라이다. 마더 테레사 기념관은 그가 세례를 받은 예수성심성당 터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마케도니아 정부에서 세운 이 기념관에는 수녀의 생시 활동 모습과 유물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마더 테레사는 1910년 이곳 스코페에서 태어나 1928년 아일랜드 로레토 수녀원에 입소하여 수녀가 되었다.

테레사 수녀는 인도에 파견돼 지리교사로 활동하던 중, 콜카타의 수많은 빈민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한 봉사를 결심하였다. 그는 1950년 '사랑의선교회'를 설립하여 거리의 빈민, 고아, 죽어가는 임종 대기자, 한센병 환우들을 위한 헌신적인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는 19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으며, 1997년 87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인도의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는 오늘도 '콜카타의 어머니'로 칭송받고 있으며, 그의 유해는 콜카타의 수녀원 성당 안에 안치되어 있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여러 절차와 심사를 거쳐 2016년 9월 4일, 그를 성인 반열에 모시는 시성식을 개최하기로 되어 있다.

그의 생가 부근에 있는 기념관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몇 해 전 찾아갔던 콜카타의 거리가 회상되었다. 인구 430만 명이 거주하는 그곳, 콜카타는 가난한 인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빈곤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넘쳐나는 거리, 어린 소녀가 사생아를 등에 업고 구걸하는 거리. 이 무질서하고 가난한 거리의 뒷골목에는 아직도 죽어가는 행려병자가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은퇴 전 20여 명의 학생들과 찾아간 콜카타의 좁은 골목 안, 그의 수녀원에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봉사를 위해 모여들었다. 당시 그 수녀원에서 아침 일찍 봉사원들의 활동을 배정하고 지도하던 수녀가 한국인임을 늦게 알고 나는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마더 테레사가 세운 콜카타의 임종자 시설과 고아원, 그리고 장애인 요양원에는 지금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을 것이다.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난 지 어언 19년이 지났지만, 그의 헌신적인 삶의 뿌리가 이곳 마케도니아의 스코페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곳 스코페의 기념관에는 오늘도 많은 추모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가 창설한 '사랑의선교 수녀회'는 현재 약 150개 나라에서 4,000여 명이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녀가 사망할 무렵에는 한센병과 결핵, 에이즈 환자를 위한 요양원과 무료급식소, 상담원, 고아원, 학교 등이 123개국 610개 정도로 확대됐다. 이처럼 마더 테레사는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서 로마 가톨릭 수녀가 되고 힌두교의 나라 인도의 콜카타에서 헌신적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국경과 인종, 종교를 초월한 그의 생애는 봉사의 삶(섬기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의 삶의 향기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이것이 곧 하나님의 기적이다. 그가 머리에 썼던 '사랑의선교회' 청색 띠는 아직도 가난한 이들의 희망이 되고 있으며, 한국에도 그의 선교회가 들어와 있다."

우리는 테레사 수녀의 삶과 모습에서 '예수님의 현재진행형 모습'을 보고 느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인구 200만 명밖에 안 되는 마케도니아가 세계에 유명해졌고, 기독교(가톨릭) 신앙이 얼마나 귀하고 좋은가를 알 수 있게 된다.

한 개인이 무력 무능하게 될 때는 미물 곤충보다도 못하지만, 귀하게 쓰임받고 봉사할 땐 태양보다 더 밝게 빛을 내게 된다. 연약한 모습의 여인 테레사 수녀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성령과 사랑이 구체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우리는 분명히 보았다.

우리들의 삶과 생각 속에도 하나님의 영력이 함께 해주시길 기원한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