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정일웅 박사
4) 평생 교육적이며, 전인교육적인 현대 목회의 새로운 시사점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교육론'은 그 당시 기독교 환경에서 제시된 기독교적이며, 성경적인 시각의 '인간교육론'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 상황에서 경험되는 일반교육과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코메니우스의 교육론은 기독교교육론, 또는 교회교육론과 맥을 같이한다. 그 때문에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교육론의 시각에서 보면 오늘날 전 세계의 인류교육에 대하여 시사(示唆)하는 바가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코메니우스 교육론의 시사점을 충분히 거론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강조될 수 있는 것은 코메니우스의 교육론의 교회교육, 또는 기독교육에 대한 시사점이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실천해 온 기독교교육, 또는 교회교육이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세상의 삶 전체를 인지하게 하고, 그 삶의 정황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독교적인 신앙적 자질과 능력을 길러주지 못했다면, 한국교회의 교회교육 실제는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교육론에서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역시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되어 창조 시에 세워주었던 그 위치에로 돌아와 창조주의 뜻을 따라 하나님과 이웃과 자연을 섬기며 사는 자들이 되도록 하는 일을 배우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무질서한 상태를 개선하는 일(그리스도의 의와 평화가 다스리는 곳)에 헌신하는 일꾼들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메니우스는 이러한 범지혜의 배움이 전 삶의 과정에서 평생토록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현재 한국교회의 신앙교육이 지극히 신학적인 이해의 상이성에 따라 세상의 일과 천국의 일을 이원적으로 특별히 구별 짖고, 후자의 것에만 강조점을 두고 시행하는 교육적 시각은 코메니우스에게서 개선의 도움을 입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지나친 양적성장을 지향해 왔던 목회관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결과가 엄청난 비인간적이며 비인격적인 이기적인 신앙양태를 생산하게 되었다는 비판적인 평가와 함께 양적 성장의 한계와 위기극복을 위하여, 한국교회의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목회관의 필요성과 함께 이제는 전인구원을 위한 전인교육목회를 마래 한국교회의 목회유형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코메니우스가 제시한 범교육론은 한국교회의 상황에서는 목회사역과 관계된 '교육목회론'으로 여겨지며, 교육목회를 통하여 실현해야 할 '기독교평생교육론'과 '전인교육론'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목회신학으로서 실천신학의 발전에 시사(示唆)하는 바는 참으로 크다 할 것이다.

5) 현대 일반학교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시사점
 
(1) 인간성교육의 장인 일반학교교육 위기의 대안 

현대 학교교육의 문제성은 여전히 데까르트와 베이컨의 철학과 그 영향에 깊이 관계되어 있다. 그리고 데까르트적 철학은 가치인식의 주체로서 이성중심의 사고와 철저한 분석적 방법을 통한 사고와 행동의 분리는 전체와 서로의 연결을 인지하도록 돕지 못하는 문제성을 가진다. 그리고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한 명제는 배움(교육)이 힘(Macht)의 획득을 위한 도구가 되게 한 문제성을 가진다. 여기서 파생되는 오늘의 학교교육상황은 인간교육의 가장 큰 목표인 인간의 인간성을 길러내는 작업장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직업과 경쟁사회의 능력(경쟁력)을 가진 자들을 생산하는 공장(작업장)이 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현대교육의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코메니우스의 의도대로 학교는 인간의 인간성이 형성되도록 훈련하는 인간성교육, 또는 전인교육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2) 교육의 목표로서 평화교육

코메니우스는 한마디로 '평화교육자'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도는 먼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고, 모든 사물에 폭력을 제거하라"는 그의 교육명제에 잘 나타난다. 코메니우스는 체벌에 있어서도 부모가 가정에서 신앙적인 불순종에 대한 반성이 없을 때, 부분적으로 허용하였지, 교사가 학급에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일로 학생을 체벌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금지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평화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정신과 그를 통한 화해의 복음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대 학교교육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교사의 채벌은 코메니우스에게서 깊은 교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오늘날 인권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비폭력의 문제는 코메니우스의 생각을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코메니우스의 평화를 지향하는 그의 교육의 목표는 전쟁과 폭력으로 인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극복하는 지혜임이 틀림없다고 할 것이다.

(3) 현대 학교교육실제의 문제와 관련하여 

프리드릭스도르프(J. Friedrichsdorf)는 현대 학교교육의 개혁과 관련하여 코메니우스가 제시하는 범지혜의 교육론의 적용에 의한 가능성을 그의 논문에서 상세히 밝히고 있다. 특별히 코메니우스의 '범지혜로의 배움'은 자연과 정신과 성경의 배움을 전제하여 얻어야 하는 지혜인 점을 전제할 때, 그러한 교육은 '경건으로서의 지혜', 이성적 활동인 앎으로서의 지혜이며, 공동체를 돕는 행동으로서의 지혜를 얻는 교육으로 이해하였다. 그리고 범지혜적인 교육의 적용은 크게 4가지 관점에서 가능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첫째, 전공과목에 대한 것으로 현재 학교교육에서 전공분야의 세분화로 인하여 전공분야의 상호관계가 단절되거나, 고립되는 문제성을 지적한다. 그 때문에 학생들이 전체를 파악하는 학습은 거의 실패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코메니우스의 범지혜의 관점은 전공세분화로 인한 고립주의를 통합적인 시각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밝혀주었다.

둘째로, 교사의 역할에 대한 문제점이다. 전공의 세분화로 인하여 교사의 역할이 학교교육에서 고립되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역시 코메니우스의 범지혜는 고립화를 극복하고, 상호협동의 관계로 전환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는 점을 보았다.
셋째, 학급조직과 관련하여 전통적인 모습이 수직적인 관계였다면, 수평적이며, 수직적인 균형관계를 고려할 때, 교실에서의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는 더 인격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넷째는 교수학습조직에 관한 것이었다. 전통적인 교수학적인 의도는 교사가 가르쳐 주려는 관계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학습형태로는 학생의 참된 배움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상태와 정도를 배려하지 않은 주입식교육과 교사일방적인 교육의 근본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 학습패턴에서 이제는 '배움의 학습문화'(Mathetische Kultur)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것은 학습자의 편을 전제한 학습구조의 개선을 뜻한다.

결론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은 오늘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이 하나님과 세계(자연)과 근본 질서관계에게서 멀어져간 미로와 같은 세계를 다시 원상태에로 회복시키려는 개혁이요, 회개의 요구이며, 미래의 희망을 열러주는 이론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코메니우스가 17세기에 시도했던 신학적으로는 종교(교회)의 개혁이며, 교육적으로는 학교(교육)의 개혁이며, 사회적으로는 사회(정치)의 개혁이었다. 그의 이러한 착상과 시도는 그 시대적으로 혁명적이었을 뿐 아니라, 오늘 이 시대에도 경청하고 실천해야 할 기독교의 과제요, 성경적인 방법론이다.

코메니우스는 인간적으로는 참으로 비운의 사람이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아 고국을 떠나 망명생활로 배회하였고, 두 번에 걸쳐 그의 가족을 잃어버리는 불행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름 받은 복음사역에의 헌신을 포기하거나, 단념하지 아니하였다. 할 수 있는 모든 형편과 여건을 총 동원하여, 오직 도래하는 그리스도의 통치의 완성을 기다렸고, 준비하였으며, 그 일에 일생을 전념하였다. 비록 그 당대에 성취되는 기쁨을 맛보지 못했지만,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고, 모든 사물에 폭력을 제거하라"는 그의 명제처럼, 때가 이르러 그의 사상은 새로이 발견되고, 해석되면서 오늘 필자를 통하여 한국교회에 까지 전하게 된다.

오늘 우리는 코메니우스가 제시한 교육신학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그가 제시한 원리를 따라 세상을 창조주 하나님의 질서에로 되돌리는 사역에 부름 받은 선지자로서, 제사장으로서, 왕으로서의 역할에 신실하게 응답하는 모두가 되기를 염원한다. <>

*크리스천투데이가 매주 금요일 연재했던 본지 편집고문 정일웅 박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전 총신대 총장)의 논문 '코메니우스의 교육신학사상의 현대적 의미'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다음 금요일부터는 다른 주제의 논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