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조슈아
▲목발을 짚고 다니던 한 여성이 치유를 받고 걷고 있다. ⓒ주최측 제공
지난 22~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일산킨텍스 등에서 열린 티비(T.B.) 조슈아 목사의 집회에 대해 “놀라운 치유와 축사의 기적이 있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터넷 상에서는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언과 축사, 치유 사역으로 유명한 TB 조슈아 목사의 집회 소식을 접하고 등록한 환자는 1천 5백여 명. 집회 현장에서는 휠체어에 앉아있던 환자가 일어나 걷거나 뛰기도 하고, 귀가 안들리던 여성이 보청기를 빼고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축사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집회 첫날, 당초 오후 7시에 오기로 한 티비 조슈아 목사는 9시가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조슈아 목사는 "운전사가 길을 잃어서 집회에 늦었다"고 해명하며 "시간이 촉박해 마음에 부담이 되니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도 했다. 

조슈아 목사가 지각한 탓에 대기하고 있던 1천여 명의 환자 중 약 100명 정도만 치유기도를 받을 수 있었다. 조슈아 목사는 "오늘 기도를 못 받은 사람은 내일 두 시간 일찍와서 기도를 받으라"고 했지만 다음날에도 그는 4시간이나 늦어 빈축을 샀다. 이로 인해 실제 모인 환자 중 10%정도만 기도를 받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증언. 때문에 “치유받지 못한 중증환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집회의 집행부에서 일했다는 한 참석자는 블로그를 통해 "집회에 등록한 환자 숫자가 1천 5백명 이상인데, 정작 치유를 받은 이들의 수는 10% 이내로 전해지고 있다"며 "그 중에서 몇몇 중증 환자의 치유가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애매하다"고 했다.

그는 "문제는 뒤쪽에 배치된 약 90%의 중증 환자들"이라며 "그들은  마치 먼 고도의 외인처럼 외면받았다"고 했다. 이어 "'나를 살려주세요, 나를 고쳐주세요, 여기 좀 봐주세요' 등과 같은 환자 분들의 절규는 맑은 정신으로는 차마 들을 수 없었다"며 "힘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온 이들이 정작 가져간 것은 더 큰 아픔과 상처였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집회에 참석했다는 또 다른 이는 "이틀이나 10시간씩 아픈 몸으로 기다리다 절망을 안고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작년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셔셔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충분히 알기에 아직도 마음은 울고 있다. 집회에 다녀온 후 무기력한 상태"라고 전했다.

25일 진행된 목회자 컨퍼런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2천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했음에도 조슈아 목사가 등장하지 않자 그의 제자들이 '모닝 워터'라 불리는 액체를 참석자들에게 뿌리며 축사와 치유 사역을 하기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이단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조심스레 언급하기도 했다.

조슈아 목사의 '지각 논란'에 대해 주최 측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오기를 예상했기에 프로그램을 늦게 시작했고 그러므로 성령님께서 일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며 "(조슈아) 목사님께서는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으셨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이틀 간의 집회 동안 목사님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터넷 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