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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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국 칼럼] 회비 최소화, 정담과 격려 제공


한국 교계에는 수많은 총회들이 있다. 총회는 목회자들이 모인 단체다. 총회는 목회자들의 신분 보장과 제자 양성, 효율적 선교 지원, 미자립교회 지원 등 선한 목적으로 모인 단체들이다.

그러나 많은 총회들이 갈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분열되면서, 작금에는 존립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총회 무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를 만큼 많은 총회들이 형식, 권위, 갈등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회의의 진행 방식은 지루하고 고루하며, 임원이 무슨 벼슬이라고 되기 위해 입에 거품을 물어가며 난장을 벌이기 일쑤이다. 총회는 갈등과 다툼의 온상이 되어 분열을 되풀이하고 있다.

총회는 더 이상 선한 목적을 실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교세와 물질을 앞세운 세력들에 의해 암투의 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작 한다는 짓거리라야 묵시적 야합으로 자행되고 있는 교회당 세습 같은 악행이다. 교회당 세습은 세인들의 가치관으로  판단해도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파렴치한 비신앙적 행위이다.

더구나 몇몇 총회들은 꽤 명성 있는 목회자가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윤리위원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실정법을 위반한 목회자의 소속 교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후원금이 끊길까 두려운 나머지 면죄부까지 제공하는 병풍 역할을 하고 있다.

불의에 항거하는 목회자는 정직을 당하고, 제 이름 석 자 알리려고 불경스러운 단체까지 끌어들여 세계대회를 치른 암울한 교권은 더 이상 타락할 여지도 없는 진흙탕과 같다.

은혜의 시대는 먼 옛날 이야기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골 오지 마을처럼, 개척교회는 적막강산이다. 목회자의 타락은 평신도의 심령까지 오염시켰다. 양들을 먹이고 돌보아야 할 목회자들이, 제 자신과 자식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려고 온갖 부정을 일삼고 있는 작금의 목회 현실은, 헌신의 평신도를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일꾼이 없다. 바울 사도, 베드로 사도는 물론, 빌립 집사, 스데반 집사,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 같은 일꾼은 동화책 속 주인공과 같다. 하나님의 진노는 안중에도 없다. 참으로 죄가 관영한 교계의 자화상이다.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주신 직분 중 가장 숭고한 직분이 목사다. 그러나 숭고한 직분이라고 자부하기에 세상 눈총은 낯부끄러울 만큼 따갑다.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보다 제 이름을 드높이는 수장 자리가 더 좋은, 자가당착의 결과다. 회장, 부회장, 위원장, 학장, 총장, 원장, 대회장…, 장, 장, 장…, 목회자들의 이름 뒤에 붙어 있는 이름은 참으로 많기도 하다.

명성을 높이라고 주신 직분이 아니다. 사탄 마귀에게 도살당할 위험에 처한 양들을 구해내고, 양들의 똥을 치우고 양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라고 주신 직책이다. 연수원·수련원·훈련원을 빙자하여 푸른 초장을 부동산 투기하라고 주신 직분은 더더욱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고난의 환경이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동병상련의 목회자들을 만나 위로의 정담이라도 나누고 싶어 참석한 총회에서는, 스트레스를 풀기는커녕 더 쌓이기만 한다. 불신자들의 친목 단체만도 못한 총회는 연일 시끄러운 아우성이다.

새로운 총회의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떠한 총회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는가?

목회자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쉼의 공간이 필요하다. 제 이름 높이려는 몇몇 목회자들의 들놀이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은혜로운 예배와 더불어 화목한 정담을 나누는 친목의 야유회가 적절히 혼합된다면 이상적인 총회가 되지 않을까?

몇몇 대형교회들의 안락한 환경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어려운 그늘에서 많은 목회자들이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눈물짓고 있다. 이들이 총회의 이름으로 모여 정담을 나누며 잠시나마 쉼의 여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이 시대의 총회는 목회자의 신분 보장, 제자 양성, 이단 타파, 선교 지원, 미자립교회 후원 등의 선한 목적 외에도, 은혜로운 예배와 더불어 야유회 등의 친목으로 목회자들에게 쉼과 위로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총회 임원(총회장, 부총회장, 서기, 회계)을 최소화하고, 회비도 최소화하며, 회의 방식을 간소화하고, 회의 시간을 단축하며, 거수 다수결하고, 복장을 간편한 차림으로 하고, 영성 있는 예배와 대립 없는 회의 후 정담을 나눈다면 웃음꽃 피는 총회가 되지 않을까?

총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한다. 목사들끼리 모여 다툴 일이 없다. 위로하고 격려하고 공감하는 만남은 어렵지 않다. 누군가가 권위적 오만을 자행하기 때문에 분열은 시작된다. 임원이 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다. 패거리처럼 많은 총회 임원들을 대폭 줄여야 한다. 임원은 헌신과 봉사의 직책이다.

총회는 공문서를 최소화해야 한다. 문방사우 값도 낭비다. A4 용지 1장이면 다 기록할 수 있는 문건들이다. 목회자라면 설교, 기도, 찬양 못할 사람 없을 터, 예배위원은 즉석에서 지명하면 된다.

총회는, 회의 방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거시기' 하면 '뭐시기' 하고, '홍길동'이 동의하고 '임꺽정'이 제청하는 회의 방식의 구태는 박물관에서나 봐야 할 진풍경이다. 자유롭게 거수로 의사를 표시하고, 여러 안건이 나오면 다수결하면 그만이다. 다툴 일이 없다.

총회는 회비를 최소화하여, 회비 미납 때문에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회원 자격이 박탈될 일은 이단과 이단성을 드러낸 회원에게만 적용되는 규정이다.

목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같은 일을 하라고 하나님께서 친히 기름 부어 주신 동지들이다. 지금 동지들은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이 시대의 총회는, 동지들에게 쉼과 위로, 정담과 격려의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동지들에게 작은 미소를 제공할 수 있는, 시골 마을 사랑방이 되어야 한다.

/독립교단총회 사랑방 하민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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