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신학대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개회예배에선 김선규 부총회장(뒷줄 가운데)이 설교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 신학부(부장 김문갑 목사)가 23일 서울 왕십리교회(담임 맹일형 목사)에서 '21C 개혁신학이 개혁의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개혁주의 신학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학대회에선 이른바 품성교육과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회갑연이나 돌·생일 잔치 등 가정예식, 그리고 인공지능(AI)에 대한 개혁주의적 입장을 정리했다. 서만석 목사(여수새중앙교회)와 길원평(부산대)·안은찬·김수환·신국원(이상 총신대 신대원) 교수가 발제했다.

"의지가 영향 미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특히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기독교세계관적 고찰'을 제목으로 발표한 길원평 교수는 "신구약 성경은 동성애가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죄악이라는 것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며 "동성애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한 남자와 한 여자로 이뤄진 결혼제도 안에서만 성관계를 허용하신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어긋나는 분명한 죄악"이라고 했다.

이어 동성애가 선천적이지도 않고 유전도 아니라고 한 길 교수는 "동성애가 자기 의지에 관계없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며 "형성된 행동 양식에 자신의 의지가 얼마나 관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모든 행동 양식에 어느 정도 자신의 의지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동성애를 윤리적 문제가 없는 성별·장애·피부색 등과 함께 동일한 조항에 의해 동등한 수준으로 차별을 금지하게 하는 것은 법리상 맞지 않다"며 "성별·장애·피부색 등은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가치중립적인 것이지만, 동성애는 그렇지 않은 윤리·도덕의 문제이므로 개인의 윤리관에 따라 그것을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길 교수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막고 △학교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건전한 성윤리를 가진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동성애 치유를 금지하는 등 동성애를 확산시킨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누군가 하겠지'라는 안일하고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면 자녀가 학교에서 동성애를 배우는 날이 올 것"이라며 "바른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의견은 고려되지 않으므로, 정부와 국회 등을 향해 목소리를 내 세상과 법과 제도 안에서도 하나님의 공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주의 신학대회
▲개혁주의 신학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가정예식, 하나님의 중요한 목양적 양식"

또 '21세기 정보화시대 그리스도인의 가정예식에 대한 개혁주의 입장'을 제목으로 발표한 안은찬 교수는 "생일·혼인·생업·상례 예식 등은 단순히 가족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족 공동체의 삶에 목회자가 함께하는 하나님의 중요한 목양적 양식"이라며 "이런 점에서 가정예식은 예배학적 의미와 함께 목양적 예식으로서 목회신학적으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특히 예배와 예식의 차이에 대해 그는 "예배가 교회 안에서의 경배를 넘어 그리스도인의 모든 삶의 행위 속에서 나타나야 할 율례라면 예식은 그것의 구체적인 형태"라며 "따라서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과 웨스트민스터신도게요서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넓은 의미에서 예배 속에 예식이 있고 예식 속에 예배적 성격이 존재한다"고 했다.

안 교수는 "오늘날 목회에서 예식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교단들이 새로운 예식서를 제정하거나 기존의 것을 개정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모든 교단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것이 지금 유행하고 있는 로마가톨릭 지향적이고 복고적인 '예전주의' 운동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혁주의는 결코 성경과 예배 모범의 정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강요주의와 완전 자유주의를 배제하면서도 법적 규정주의와 자유재량주의 사이에서 지혜로운 길을 가야 할 것"이라며 "모든 예식은 세상적인 것들을 자랑하거나 허례가 돼선 안 되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그리고 새 생명 가운데 있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