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에서 탈북자들을 도와 온 한충렬 목사가 최근 북한 보위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한 목사는 중국 국적을 지닌 조선족으로, 중국 지린성 장백교회에서 목회하며 그간 탈북자들을 돕고 북한 선교 및 구호 활동을 해 왔다고 한다.

아직 이번 사건이 북한 당국의 소행이라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벌여 왔던 갖은 테러와 만행들을 생각해 보면, 또한 한 목사가 북한 당국이 극도로 경계하는 '탈북자 지원'을 해 왔던 인물임을 감안하면, 누구라도 당연히 북측을 용의자로 지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북 정책 기조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중국은 그간 국제사회의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여 왔으며, 특히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함으로써 사지로 내몰았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다소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나,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과 같은 대국이 이러한 약자들을, 그리고 자국민마저 보호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중국은 북한을 압박해 변화시키고, 그리하여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이 일은 중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중국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또한 우리 정부는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납북을 당해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고, 그 중에는 기독교인들과 목회자들도 부지기수다. 북한은 심지어 북한 주민들을 위해 구호 활동을 해 온 이들을 강제로 납치하고 억류하는 등 배은망덕한 일들도 숱하게 자행해 왔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과 평화와 자유와 인권의 길로 나아와야 한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할 뿐이다. 핵도, 생화학 무기도, 그 어떤 강력하고 파괴적인 수단도 항구적 평화를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그것을 자랑하고 치적으로 삼아 봤자 헛되고 무의미하다. 지금처럼 계속 폭주하다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게 되고, 너무나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잘못 걸어온 길을 속히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같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읽고, 기도하며 평화와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칠지라도 북한의 영혼들을 더 빨리 더 많이 구원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