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율법 폐지론자들(Antinomians)은 신약 이후엔 율법이 폐지되어 무용지물이라 하고(롬 3:31) 세대론자들(Dispensationalists)도 그에 동조하고 있으나, 사실은 율법 속에도 은혜가 있고 은혜 속에도 율법이 강조되어 있다. 따라서 양자택일하거나 어느 하나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형제들아 내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쓰는 것이 아니라 너희가 처음부터 가진 옛 계명이니 옛 계명은 너희의 들은 바 말씀이라(요일 2:7-8)"는 말씀이 증명하고 있다. 단 우리가 구원받아 의롭게 되는 데 있어, 또 율법이 말하는 저주에 대해서 율법이 무용하다는 뜻이다(갈 3:13, 히 7:22).

P. B. Fritzwater는 10계명을 꼭 지켜야 구원받는다는 율법주의자들과 전혀 필요없다는 폐기론자들과 이 둘을 혼합시키는 갈라디아파(Galatianists) 등 그릇된 견해들을 지적하면서, 도덕법의 원리는 폐기된 적이 없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오히려 강조되었다고 말했다(마 5:21-22, 27-28, 31-32). 각 계명별로 구약의 계명과 신약의 복음을 비교해 보기 바란다.

①제1계명(출 20:2-3→ 마 22:37-38) ②제2계명(출 20:4-6→ 요 4:24) ③제3계명(출 20:7→ 마 5:33-37) ④제4계명(출 20:8-11→ 막 2:27-28) ⑤제5계명(출 20:12→ 마 15:3-6) ⑥제6계명(출 20:13→ 마 5:21-22) ⑦제7계명(출 20:14→ 마 5:27-28) ⑧제8계명(출 20:15→ 막 10:19) ⑨제9계명(출 20:16→ 마 12:35-37) ⑩제10계명(출 20:17→ 눅 12:15).

H. Bonar는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율법은 이와 같이 우리를 위하여(for us) 제정된 것이지 우리를 해치려고(against us)된 것이 아니므로 우리를 향한 율법의 관점은 우정(fellowship)과 사랑(love)인 것"이라고 짚어 주었다. 사랑은 율법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고 율법을 폐기시키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율법의 성취를 위해 순종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을 율법의 저주에서 구속하셨지 율법 자체에서 해방시키신 것이 아니다. 성경(신·구약 모두)은 율법(계명)을 강조한다. 구약 중 시편 19편과 119편은 특히 율법을 강조하고 있다. 신약의 야고보서도 율법을 들여다 보고(1:25) 실행(1:25)하라며 자유의 율법(2:12)을 비방·판단‧준행하는 문제(2:11,1:28)를 강조하고 있기에, 율법을 무시하거나 저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마틴 루터도 "믿음은 성실함과 위대한 실천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 L. 무디(Moody)도 그의 책 「Sovereign Grace」에서 율법과 은혜를 대조하여 설명했다.

①율법은 모세가 전해 주었고, 은혜(복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왔다. ②율법은 '이를 행하라 그리하면 살리라' 했고, 예수님은 '계명대로 살라 그러면 네가 살리라'고 하셨다. ③율법은 '네 빚을 다 갚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예수님은 '내가 솔직히 모두 탕감해 준다'고 말씀하셨다.

④율법은 '죗값은 사망'이라 가르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은혜는 영생'이라고 가르치신다. ⑤율법은 '범죄한 영혼은 죽으리라'고 선언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누구든지 예수를 믿으면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믿으면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⑥율법은 '정죄와 사망'을 선고하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의와 생명'을 선포하신다.

⑦율법은 '새 마음과 새 영을 만들라'고 했고, 예수님은 새 영을 부어 주겠다고 하셨다. ⑧율법은 '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행치 않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고 했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허물이 사함을 얻으며 그 죄를 가려주심을 얻은 이는 복이 있다'고 하셨다. ⑨율법은 '주 너희 하나님을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라'고 했으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이 먼저 우리들을 사랑하여 그 아들을 보내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물이 되게 하셨다.

⑩율법은 인간이 하나님께 할 의무를 말하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이 인간에게 한 일이 무엇인가를 말씀하신다. ⑪율법은 불순종하기 쉬운 인간 성품을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자비로써 인간을 권하신다. ⑫율법은 하나님의 공포로써 순종을 요구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자비로써 인간을 권하신다.

⑬율법은 매년 제사를 드려도 불완전하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단번에 제사를 드리심으로 우리를 성결케 하셨다. ⑭율법은 정죄하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용서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