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목사에게 퇴직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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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교회가 국세청에게서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교회다. 종교인 과세를 허용한 법령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이다.

이 교회 원로목사는 이미 교회 헌금을 횡령한 죄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이 유예된 사람이다. 집행이 유예된 기간 안에 범죄를 또 저지르면, 유예된 죄까지 포함하여 실형을 선고받게 된다.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벌써부터 놀랄 일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첫 번째 의구심은, 교회에 남아 있는 돈이 왜 이렇게 많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미전도 국가의 선교를 추진하고,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구제 사업이나 원로목사들의 쉼터 등을 위한 사업으로 재원이 부족해야 할 교회에 수백억 원이 남아돌고 있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교회 안에 물질이 쌓여 있으니 이를 노리는 교인들이 파벌을 지어 연일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물이 고이면 썩고, 썩은 냄새가 풍기면 파리들이 들끓게 된다. 교회의 재정은 성전 보수비와 운영을 위한 적당한 예비비 정도 남겨 놓으면 그만이다.

기업 아닌 교회에 재정이 과하게 남아 있다면 이미 불경스러운 죄의 그늘에 운신하고 있는 몰골이다. 오늘이라도 선한 목적을 위하여 재정을 집행하고 실천한다면, 아름다운 천국을 동행하는 성도의 교회당으로, 그리스도 예수께서 주인되는 교회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의구심은, 출석 교인이 수십만 명이라는데 왜 흩어지지 않고 운집해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대형교회에서 드리는 장엄한 예배 분위기나 대형교회가 주도하는 복지 혜택 등은 개척교회가 흉내낼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흩어짐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신 하나님 앞에, 성도는 혹시 안일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해답은 디아스포라(diaspora)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이산(離散)', '산재(散在)'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주로 헬레니즘 시대 이후 팔레스타인 이외 지역의 유대 공동체를 가리킨다. 그들은 유대교를 견지하면서 공동체를 조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해를 받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바울도 이산 유대인 출신이며, 초대 그리스도교회는 디아스포라의 유대인과 그 회당을 거점으로 전도활동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편리의 환경에 안주하려는 성도를 사건사고를 통해 강제로 흩으시면서 복음 전파를 주도하셨다. 지금 대한민국 성도가 하나님을 찬미하고 영생의 은혜를 덧입은 기쁨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낯선 문화의 충격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선교사들의 피와 땀에 의해 구축된 은혜임을 돌이켜 보아야 할 때이다.

흩어져야 한다. 대형교회 교인들은 하루속히 어려운 환경의 개척교회를 돕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세 번째 의구심은, 목사들의 퇴직금은 과연 얼마일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목사들이 퇴직금을 받아 무엇 할까 하는 내면의 울림이다. 물론 연로함으로 있어야 할 병치레 등의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영원한 시간을 믿는 성도가, 더구나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가르치는 목사들이 물질을 잔뜩 움켜쥐고 무엇을 하려는지- 참으로 애곡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물질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하신 경고가 정녕 부질없는 문자가 아닐진대, 스스로 멸망의 길을 자처하고 있는지 심히 개탄스러운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른 인생. 모든 인생들에게 곧 닥칠 하나님과의 영원한 시간은 멀지 않다.

마굿간에서의 구세주의 탄생과 보잘것없는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성도는 삶에 대한 해답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목사들이라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던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깨에 두른 수건을 평생 망각해서는 안 된다.

목회자들은 물론, 성도의 시절이 참으로 개탄스러운 지경을 넘어서고 있다. 목사의 퇴직금? 목사의 퇴직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값없이 주신 영생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영생 있음을 전한 하늘 상급이 전부다. 세상에는 한 푼도 없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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