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깊고, 다양한 것이 바로 커피의 세계다. 커피라면 아메리카노와 라떼 밖에 몰랐던 사람도 3~4년 커피를 즐기다 보면 각 프랜차이즈별로 다른 커피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유는 각 브랜드별로 다른 커피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커피 원두는 생산되는 지역의 기후나 토양, 환경 등에 따라 각양각색의 맛과 향을 갖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커피 원두 중에서도 커피 산지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개성 강한 커피를 두고 ‘스페셜티 커피’라는 특별을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커피 한 잔에도 취향을 반영하는 커피애호가들이 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더욱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와 같이 똑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대신 파나마 게이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케냐 키암부 등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커피들이 바로 스페셜티 커피인데, 일반적으로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커피 평가 기준에 따라 80점 이상을 얻은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라 부른다.

최근에는 콜드브루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역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 크다. 콜드브루는 말 그대로 차가운 물에 커피를 우려내는 커피 추출방식이다. 저온에서 천천히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원두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더치커피’라고 알려져 있지만 콜드브루가 더 일반적인 명칭이다. 3시간에서 12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한 방울씩 추출해 얻는 귀한 커피라 해서 ‘커피의 눈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찰스 바빈스키의 콜드브루가 미국 LA타임즈에서 베스트 콜드브루로 선정된 바 있다.

콜드브루로 스페셜티 커피를 한 번이라도 맛본 사람은 그 맛을 쉽게 잊기 힘들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만큼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방법으로는 콜드브루만한 것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특히 콜드브루에 커피를 섞어 라떼로 즐기면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맛을 만나볼 수 있다. 커피 마니아들이 귀띔하는 콜드브루 라떼의 황금 비율은 콜드브루와 우유를 1:4로 천천히 섞는 것이라고.

이제 막 다양한 커피 원두가 가진 특별한 맛에 눈 뜨고 있는 당신이라면, 내 취향에 꼭 맞는 스페셜티 커피와 콜드브루로 한 층 깊은 커피의 맛을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이런 것이 삶의 소소한 즐거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