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사람이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 15:13, This is the very best way to love. Put your life on the line for your friends)". 친구를 사랑하는 일이 최고 수준의 도덕이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곳으로 맞아들일 것이다(눅 16:9)". 재물보다 친구를 더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세상 살아가는 데 친구 몇 명은 있어야 된다.

①믿고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 현대인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너무나 많다. 정답이 안 보일 때 그런 일을 먼저 겪은 선배가 필요하다.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는 선배의 충고가 중요하다. 머뭇거리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같은 분야의 선배 몇 명을 확보하라. 

②어떤 제안을 해도 믿고 따라오는 후배: 윗사람에게 사랑받기보다 아랫사람에게 존경받기가 더 어렵다. 선배 말이면 조건 없이 따라 주는 훌륭한 후배를 두는 것은 행운이다. 유비에게 관우와 장비가 없었다면 삼국지가 존재했을까?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후배 2-3명을 확보하라. 

③쓴소리 마다하지 않는 냉철한 친구: 친구라도 항상 내 편만 들어 주면 곤란하다. 좋은 약일수록 입에는 쓰다(良藥苦於口利於病). 정말 좋은 친구라면 냉철하게 비판도 해 주어야 한다. 잔소리 친구가 있어야 내 눈에 편견이 생기지 않는다. 비판이 당장엔 힘들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유익한 것이다. 

④나의 변신을 유도하는 친구: 끼리끼리 모이는 게 친구 사이다. 그러나 가끔은 돌연변이 친구가 있어야 동종교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초록은 동색이니, 끼리끼리 맺은 친구들 중에 과격한 이단아가 한두 명 있어야 균형을 잡게 된다. 역발상의 사고, 과감한 패션, 뒤집어서 보는 자가 있어야 한다.

⑤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애인: 이미 익숙해진 친구들 말고, 설렘과 그리움으로 감정을 고조시켜 주는 친구를 사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시작은 항상 묘한 흥분을 준다.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보고 싶어하는 것은 얼마나 박진감 넘치는 일인가? 물론 금지된 불장난은 가정을 파멸시키는 것이다. 

⑥여행지로 갈 만큼 먼 곳에 사는 친구: 1년에 한 번이라도 낯선 곳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친구와 밤을 지새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생활을 변화시키는 활력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⑦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돼 주는 친구: 인간의 슬픔 중 하나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해받지 못하면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감에서 힘을 얻기 때문이다. 시장통에서 싸우는 아줌마가 가끔 "동네 사람들, 내 말 좀 들어 보세요!"라고 외치는 것도 자기 편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내 편 친구는 가장 든든한 재산이기 때문이다.

⑧언제라도 불러낼 수 있는 친구: 흔히 남자들은 술판이 벌어지면 쌓여 있는 술병의 숫자와 우정의 깊이가 비례한다고 말한다. 좋은 술자리는 마음을 넉넉하게 하고 편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술이나 차 한 잔 하고 싶을 때 부담 없이 불러낼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⑨독립 공간을 갖고 있는 독신 친구: 만약 당신이 배우자와 싸웠다고 가정해 보자. 100평 이상의 집이라도 배우자의 얼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밤새 나의 화풀이에 맞장구를 쳐 주는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⑩부담 없이 돈을 빌려 주는 친구: 친한 사이일수록 금전 거래는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급전이 필요할 때 툭 터놓고 긴급구조요청(S.O.S)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친구 뿐이다. 나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돈을 빌려 주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⑪추억을 많이 공유한 친구: 오래된 술일수록 향도 깊고 맛도 진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기 때문에 흉금을 털어 놓고 마음속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면 좋다. 눈빛만 봐도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 친구가 좋은 친구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깊은 관계라야 가능한 것이다. 

⑫연애감정이 없는 이성 친구: 남녀 간에 과연 우정이 가능할까? 아직 정답은 안 나왔다. 옛 사람들은 동성 간에는 아무리 애정이라 해도 우정이고, 이성 간에는 아무리 우정이라 우겨도 실제로는 애정이라고 했다. 남녀는 분명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동성이면서도 당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친구보다, 차라리 속 깊은 이성 친구가 더 좋다. 담백한 마음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이성 간에도 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