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대
▲송년음악회 후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던 모습.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장대 목사. ⓒ김장대 목사

21세기 기독교 시민운동의 초점은 생산적인 기독교 사회복지로서, 이웃 주민을 교회로 초대하는 ‘행복으로의 초청 목회(inviting ministry)’보다는 이웃 주민을 찾아 가서 행복을 나눠 주는 ‘방문 목회(visiting ministry)’ 사역이 중요시되고 있다. ‘초청하는 목회‘에 대한 성경 말씀은 잔치의 초청(마 22:1~10, 눅 14:15~24)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한국교회의 부흥 당시에도 사경회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초청하여 집회를 개최하였다. 그래서 양적으로 급성장하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교회의 수적인 부흥은 거의 멈추게 되었고,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차츰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가 나빠지기 시작하였으며, 작금에 이르러는 몇몇 대형교회의 부조리에 대하여 언론의 질타를 받게 되었다. 이것은 반드시 대형교회 목회자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단지 한국교회가 그동안 주창해 온 '초청하는 목회'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한국교회는 목회의 패러다임을 '초청하는 목회'에서 '찾아가는 목회'로 바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

'찾아가는 목회'는 예수님의 복음 전파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12제자를 선택하시고 보내시며 그들로 하여금 직접 집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파하게 하시고(막 6:7~13, 눅 9:1~6), 다음에는 70인을 제자로 삼으셔서 보내시며 그들로 하여금 집에 들어가서 천국 복음을 전파하게 하셨다(마 11:20~24, 눅 10:1~24). 따라서 예수님은 소수 정예의 제자들을 길러 내셨고 그들과 함께 철저하게 '찾아가는 목회'를 지향하셨다고 볼 수 있다. 예수님의 '찾아가는 목회'의 실례를 보면, 비록 부자였지만 사회적 소외를 받던 삭개오를 찾아가서 행복과 나눔을 실천하셨고,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받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을 찾아가서 위로와 기쁨을 나눠 주셨으며,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하고 물고기를 잡으러 간 베드로를 찾아가서 사랑과 격려를 보여 주셨다.

오늘날 한국교회와 해외 한인교회는 급변하는 문명의 도전으로 인하여 '찾아가는 목회사역'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비록 예수님 당시와 현재의 한국과 호주의 인구 구조 및 문화와 환경도 다를 수 있지만, 예수님의 본질적인 전도 방식은 모든 시대와 어떤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찾아가는 목회'의 본질은 교회 건물의 규모나 교인의 수보다는 소수 정예 제자의 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목회자를 필요로 하는 더 많은 곳에 작은 교회를 세워 가며 수평적으로 넓혀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1만 명이 모이는 1개의 대형교회보다 100명이 모이는 100개의 교회가 오늘날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병원과 시설, 그리고 가정에 머물면서 처절하게 외로움과 싸우면서 치유를 바라는 암환우 혹은 장기요양 환우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현재 호주 시드니 호스피스(SICA)의 찾아가는 목회 사역은 오늘날 목회사역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본다. 

시드니 호스피스의 환우와 봉사자들이 12월 28일 오전 10시 30분에 시드니 Baptist Care, Nursing Home 에서 에벤에젤 합주단과 함께 성탄 및 송년음악회를 가졌다. 약 200여 명의 환우들이 계시는 곳인데, 그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언어의 장벽으로 예배에 참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시드니 호스피스에서 찾아가서 성탄 및 송년 음악회를 통해 그들과 함께 행복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5월 21일 세례를 받으신 홍00(83세) 님께서는 말기 암환우로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신 후 처음 성탄이자 이 땅에서 마지막 성탄이 될 수 있는(본인의 말) 음악회였다. 그녀는 음악회를 시작하기 전에 좋은 옷으로 갈아 입고, 휠체어를 타고 채플실에 들어서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암 환우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천사"들이다.

김장대 목사(호주 시드니 호스피스 ASICA 대표, Ph.D. The University of Sydney 교육복지학, Ph.D. 경희대학교 복지행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