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곡식은 이웃집이 더 잘돼 보이고, 자식은 우리 집이 더 똑똑해 보인다. 똑같은 사안도 안방에서 들으면 시어머니 말이, 부엌에서 들으면 며느리 말이 맞다. 친정어머니에게 “당신 딸이 이렇게 잘못했다”고 하니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데, 어떻게 전부 다 잘할 수 있겠냐?”고 변호하더니, 그(시어머니)에게 당신 며느리가 이렇게 잘했다고 하니까 “아이고, 소경이 어쩌다가 문고리 한 번 잡은 거지”라며 인정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사실을 있는 대로 보는 게 아니다. 선입견도 있고 편견도 있다. 학자들은 사실 대 인식(판단)을 2:8로 보기도 한다.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들도 주관식 시험 답안 채점에서 완전 중립이나 공정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하나님께서 모든 생물에게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었다. 답은 다음과 같았다. ①고양이: 다시 태어나면 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주인의 생선을 몰래 훔쳐먹다가 맞아 죽었어요. 그런데 쥐는 주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음껏 먹고 마셔도 괜찮더라고요. ②쥐: 다시 태어나면 고양이가 되고 싶어요. 우리는 맛있는 쌀을 먹을 수는 있지만, 평생 쌀독에 갇혀 살아야 해요.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고양이가 부러워요.

③돼지: 다시 태어나면 소가 되고 싶습니다. 소의 삶이 고단하긴 해도 명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게으르고 멍청한 동물로 알려져 욕을 할 때도 “돼지같이 멍청하다”고들 하니 매우 기분이 나쁩니다. ④소: 다시 태어나면 돼지가 되고 싶어요. 우리는 풀만 먹고도 날마다 우유를 제공해야 해요. 게다가 힘든 일을 하는데도 누구 하나 칭찬해 주는 사람이 없죠. 돼지는 가만히 앉아서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를 때까지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잖아요.

⑤매: 다시 태어나면 닭이 되고 싶어요. 닭은 목마르면 물을 마시고 배고프면 쌀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요. 그러고도 주인의 보살핌을 받죠. 우리는 1년 365일 세상을 떠돌며 노숙을 하고 비바람을 맞으며 살아야 해요. 게다가 사냥꾼의 화살을 피해 다니느라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어요. ⑥닭: 다시 태어난다면 매가 되고 싶어요. 매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토끼나 닭을 잡아먹어요. 우리는 새벽만 되면 알람시계처럼 소리를 지르고 알을 낳아야 해요. 그리고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매일매일 불안 속에 살아야 해요.

⑦남자: 다시 태어나면 여자가 되고 싶어요. 여자는 마음껏 응석을 부리고 떼를 쓸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한 가정의 아내, 한 나라의 태후나 공주가 되어 남자들을 치마폭 아래 꿇어 앉히고 지배할 수도 있잖아요. ⑧여자: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가 되고 싶어요. 남자는 모험을 즐기고 거침없이 행동할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한 가정의 남편, 한 나라의 왕이나 왕자가 되어 여자들을 부릴 수도 있잖아요.

이들의 소원 편지를 다 읽고 난 후 하나님은 크게 놀라셨다. “모두 남들과 비교하기 바쁘고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구나. 모두 예전 그대로 태어나게 하라”고 명하셨다.

사실보다 우리 생각이 중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산다. 자신의 불행을 원망하며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게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이 세상에 내가 안 하면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일이 얼마든지 있다. 그것을 행하는 것이 사명이요 책임이다. 옆 사람 밥그릇과 비교하다가 정작 내 밥그릇을 놓쳐버려선 안 된다.

19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던 이야기다. 어떤 석수(石手)가 돌을 깨고 있다가 임금님 행차가 지나는 것을 보고 왕이 되고 싶었다. 왕이 된 후 과수원을 보니 빨간 사과가 탐스러웠다. 그래서 사과를 익게 하는 태양이 되고 싶었다. 태양이 되고 보니 구름이 가려 빛을 내리쬘 수가 없게 되자 다시 구름이 되고 싶었다. 구름이 되어 둥둥 떠다니다가 비가 되어 지상에 내려왔다. 큰 강물이 되어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데 바위만 끄떡도 안 했다. 그래서 힘센 바위가 된 후 버티고 서 있는데 한 석수가 와서 망치와 징으로 자기를 쪼개어 버렸다. 그래서 다시 석수가 되고 보니 옛날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자기가 최고 소중한 사람이다. 한 사람이 온 세상 일을 다 할 수 없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해도 안 되는 것이다. 분업과 협동으로 선(善)을 이루자. 뿔이 발달한 동물은 이빨이 약하다. 오케스트라에서는 모든 악기들이 자기 고유의 소리를 내지만, 한데 어우려져 풍성한 음악을 만든다. 서로 다른 악기를 시샘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