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역사교과서 문제로 정치권·학계·종교계 온 사회가 양분되어 버린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권력이 역사를 정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식인이 아닌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이다.

역사는 보수주의자들이 권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 하거나 더 큰 죄를 감추려 한다고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역사가 지지한다고 만들어질 것 같으면, 이 땅의 역사가 어떻게 되겠는가? 후대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말할까!

권력자나 힘을 가진 자들이 가장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대자들, 즉 자기들의 의견에 따르지 않고 이유를 달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자들이다. 국민들이 잘 따라 주면 좋겠는데, 성숙한 사회에서는 사실 그렇지 않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권력자들은 그것이 항상 불만이다. 그래서 권력을 가지고 반대자들을 몰아붙이고, 강제적으로 자기들의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는 시시각각 변화고 발전하고 있는데, 권력자들의 사고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들의 판단과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은 다 틀렸다고 주장하는,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치 지도자들. 자기들만이 가장 옳기 때문에, 그래서 국가를 자기들의 입맛대로만 이끌고 가야 한다는, 구약성경 사사 시대의 사고방식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이러한 태도는 교회에서도, 교회를 배경으로 하는 각 산하 공기관에서도 아주 흔하게 나타난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공적인 일들을 개인의 판단과 지식 수준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공의와 정의, 공동체의 발전이나 하나됨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한 태도를 가지고 기관을 다스리고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이에게서 탄식이 흘러나오게 한다.

필자는 보수주의 텃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자라 왔다. 생각이 수구적이고 보수적이고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의 말에 순종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목사의 설교에 무조건 “아멘” 하는 풍토에서 자라온 것이다. 교인들이 그러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힘을 가진 목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제사장 시대도, 성전 시대도 아니다. 종교가 일상화되고 현실화된 세속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지도자의 생각도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시대와 환경과 의식은 변하는데 종교적 관념 속에 젖어 있는 이들. 특히 목사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보수 골통으로 고집하고 있다면, 그것은 역사의 오류를 낳고 시대의 흐름을 막는 것이며 신앙의 건전한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된다.

한국교회 보수 교단들은 너무나 수구적인 경우가 많다. 다름에 대한 존중이 없다. 자기들의 의견이나 생각에 맞지 않으면 즉시 단절하고 정죄해 버리는 권위주의적 태도와 오만함이다.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이다. 이원론은 플라톤이 가져다 준 사고방식인데, 이것을 교회는 너무나 잘 수용하여 모든 일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은 온통 이원론으로 물들어 있다. 흑백논리로부터 시작하여 생각이나 판단이나 결정이나 양단간에 해 버리는 것이 오늘날 시대상이다. 십자가도 구원도 진리도 외길이요, 예수가 한 분이시고 하나님이 한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어 편협해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진리 밖의 문제에서, 이원론적 사고의 풍조로는 배려와 화합과 하나됨이 일어날 수가 없다. 갈수록 분열만이 일어날 뿐이다. 권력의 욕심을 버리고, 명예와 자기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탐욕을 내려놓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사회적 혼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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