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상담목회 콘퍼런스가 연동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한국상담목회자협회(회장 김대동 목사) 제4회 상담목회 콘퍼런스가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죽음’을 주제로 9일 서울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열렸다.

▲윤득형 박사. ⓒ강혜진 기자

이날 ‘부모의 슬픔과 영적 돌봄’을 주제로 첫 발표한 윤득형 박사(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감신대 교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 9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이들에게 기독교 영성이 어떤 도움을 줬는지 소개했다.

윤 박사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겠는가?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슬픔을 경감시키고 위로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그 구체적인 예로 슬픔을 표현하도록 돕기, 추모 예식, 기도와 묵상, 하나님나라에 대한 소망,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과 체험, 지속적인 교회 예배 참석, 아이의 죽음에 의미 부여하기 등을 들었다.

특히 ‘죽음에 의미 부여하기’에 대해 윤 박사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슬픔의 가치를 변화시켜 헌신 및 봉사의 삶을 살게 되었다. 삶의 의미를 해석하고 결단하면서 더욱 새로워진 것”이라며 “상실을 경험한 본인이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자녀를 잃은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큰 위로의 요소다. 이들에게는 신앙의 공동체와 교인들이 실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함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됐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교회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윤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들의 경험은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삶과 자녀의 죽음의 의미를 찾기 위한 영적인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아직까지 목회상담학계에서 ‘자녀를 잃은 부모’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편이다. ‘자녀를 상실한 이후 부부의 관계’, ‘남아 있는 자녀가 형제·자매의 상실로 겪게 되는 슬픔’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더불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 차이’를 연구해 본다면,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치유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동 목사. ⓒ강혜진 기자

‘실존주의 상담과 죽음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한 김대동 목사(한국상담목회자협회 회장, 분당구미교회 담임)는 “우리는 두 가지 종말을 앞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 한 가지는 개인의 종말인 죽음의 사건이요, 다른 한 가지는 역사의 종말인 재림의 사건이다. 어느 종말이 먼저 다가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종말은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며, 언젠가는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므로 종말을 받아들이며 종말을 준비하며 살다가 품위 있는 종말(death with dignity)을 맞이하는 것은, 우리의 엄숙한 마지막 사명”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역사 속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죽음으로 바로 예수님의 죽음을 들었다. 그는 “예수님에게 있어서 그분의 죽음은 육신적 생명의 한 완성이었다. 예수님은 죽음으로써 삶을 완성하신 것이다. 이제 우리도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처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하나님의 목적을 다 이루어 드렸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삶을 살다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겠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잘 살자는 것이다. 그래서 웰다잉(well-dying)이 곧 웰빙(well-being)”이라고 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1부 예배, 2부 강연, 3부 주제별 워크숍으로 진행됐다. 1부 예배에서 ‘상담자의 자기정체성’(약 1: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고문 이성희 목사(한국상담목회자협회 고문, 연동교회 담임, 예장 통합 부총회장)는 “내 정체성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소명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소명이 있는 사람은 절대 죽지 않는다. 우리의 생명이 아직도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소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가 예수님을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인식하고 종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알고 소명을 붙들었듯이, 우리의 정체성을 잘 알고 소명을 잘 감당하는 상담자들이 다 되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