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쓰는 말 중에 ‘싸가지 없는 놈’이 있다. 이 말은 ‘네 가지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알고 있다. 즉 ‘양심, 개념, 교양, 예의’가 없는 것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소위 지도자라 칭하는 목사·장로들이 교회 돈을 지혜롭게 관리하지 못하고 청지기 노릇을 못해서, 결과적으로 자신과 하나님과 성도들을 속이는 일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빈번한 문제였다. 오늘날 매스컴의 발달과 민주화가 그러한 것들을 더 밝혀내고 고발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보이는 것이다.

목회자의 양심이 마비되어 있거나 교양도 부족하고 예의가 없는 경우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역사 이래 지금까지 인간의 가장 큰 숙제요,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듯 소위 네 가지가 없는 지도자라고 할까! 무례한 영적 지도자들은 참으로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무식한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고 돈만 많은 것과 같다.

얼마 전 러시아에 한국의 유명한 부흥사가 와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한 적이 있었다. 첫 시간에 성도들을 향해 “사가지가 없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헌금을 할 줄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런 집회를 열면 첫 시간부터 강단에 봉투가 올라와야 하는데, 이렇게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함께 데리고 온 장로에게 공개적으로 헌금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강단에 봉투를 올리는 것이었다.

멀리서 오신 노장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자 계속 참여했는데, 3, 40년 전 모습 그대로인 것을 보고서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저런 메시지를 전하면서 대형교회 담임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보이지 않는 저력이 있겠지!

집회 마지막 날 일이 터졌다. “작심하고 말한다. 헌금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가르쳐야 한다”면서 저녁 집회를 시작하자마자 봉투를 돌리고 헌금을 강요했다. 대부분 마지못해 하는 듯한 썰렁한 분위기였다. 느낌 아시리라!

그렇잖아도 요즘 한국교회가 돈 문제로 매우 시끄럽고 많은 부패가 일어나는데, ‘아차! 이것이 무엇인가’ 싶었다. ‘선교 현장이라고 이런 식으로 하는가’ 싶기도 하고, 참으로 암담하고 울적한 집회였다. “아멘”을 얼마나 강요하는지 민망했다.

예화로 가득한 부흥회. 감동은 있는 듯하였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예화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닐 텐데. 외국에서 나그네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신앙의 갈등들과 답답한 일들을 말씀으로 해결하고 영적 갈급함을 해결하기 위하여 찾아왔을 텐데.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참으로 ‘무례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시대의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 영적 지도자의 오만함, 성도들을 가볍게 보고 목사라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는 권위의식이었다. ‘대접이나 받으려고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지도자들이 있는 한, 한국교회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뜨거운 사명감, 헌신, 리더십으로 한국교회의 앞날을 생각하며 몸부림치는 젊은 지도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이렇게 영적으로 시대적으로 너무나 뒤처지고 늙어버린 지도자들로 인해 한국교회가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 답보 상태에 머물게 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나이 든다고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시대의 변화와 오늘날 주신 하나님의 사명을 생각하고, 늘 배우고 변화를 시도하며 구습을 타파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신선한 도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젊지만 생각이 타성과 구습에 젖어 있고 변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늙어버린 것이다. 나이 든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생각과 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50년, 70년 동안 몸에 익은 습관이나 사고방식은 참으로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 개혁의 의지가 없다면 성령도 감당이 안 된다. 과거의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는 세상의 현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단에서 무엇을 어떻게 외칠까’ 생각을 해 본다.

성도들이 순진무구하다. 그들에겐 아마도 잘못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대부분 지도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주님은 지도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라고 하신다. 연자맷돌을 달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가지가 있는 영적 지도자, 이 시대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아닌가 생각하며 가장 먼저 필자에게 적용한다. 사가지가 있는 지도자가 되기를…….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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