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호주기독교대학 학장).

최근 어느 날 밤, 아이를 재우려고 하는데 아이가 갑자기 “나는 너무 멍청이야(I am so stupid!)”라면서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엄마에게 야단을 듣고는 자기가 멍청해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반응하는 딸을 보면서, 자칫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고착화되어 ‘나는 멍청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없어’라고 하며 자존감을 낮추는 비관주의로 이어질까 봐,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이 있고,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지를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를 얻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우울증에 걸린 한 여성이 있습니다. 늘 “왜 나에게만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만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느껴서, 사람들과의 갈등을 잘 헤쳐나가지 못하는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합니다. “바보 같은 나는 사랑받을 만하지도 않고 가치 있게 살아갈 만한 이유조차 없다”고 여겼기에, 살아갈 이유가 없으며 우울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울한 사람에게 흔한 증상 중에 하나는 비관주의입니다.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타인과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난 살아갈 가치가 없다”, “세상에는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나는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나 같은 사람이 살아서 뭘 해”, “아이들을 잘 못 돌보니 나는 나쁜 엄마인 게 틀림없어” 등 다양한 부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비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을 가장 불행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살아가는 그런 분을 볼 때는, 마음이 무척이나 답답하고 아파 옵니다. 제3자인 상담자의 눈으로 볼 때는 전혀 부정적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는 좋은 일들이 많은데,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비관주의를 낙관주의로 바꿔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상담사로서 종종 하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들을 귀가 없습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공식 속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비관주의를 바꾸려 하기 보다는 과거의 상처를 탓하거나 그 상처를 준 누군가를 끊임없이 원망합니다. 그런 분들은 문제의 원인을 자기보다는 환경이나 사람에게서 찾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성격과 자기 의가 나름대로 강하신 분들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어떤 분들은 자신이 완고하고 변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과거의 상처로 인해 현재 자신에게 우울함과 비관주의가 있지만, 그것을 돌아보고 바꾸려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적어도 자신이 빠진 늪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의지가 있으시니까요.

우울감 대신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쨌든 낙관주의가 필요합니다. 하버드대학의 마틴 셀리그만 박사님은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차이점을 영속성과 파급성에서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낙관주의자들은 좋은 일이 한 번 일어나면 앞으로도 영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일이 일어날 때는 그것이 다른 것에는 파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비관주의자들은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것을 특수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면 그것이 모든 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특수적인 것을 보편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긍정적인 사람들은 누군가 칭찬을 해 주면 “역시 나는 멋진 사람이야”라고 생각한다면, 부정적인 사람은 “저 사람만 나를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구나” 또는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행복한 낙관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비관적인 생각을 직시하고, 또한 반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서 자신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비관적인 생각의 실체를 파악한 다음, 그것을 마치 당신을 불행에 빠뜨리려고 작정한 경쟁자의 비난처럼 여기고 반박하는 것입니다.

앞에 언급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우울해지려고 할 때마다 이제는 성경 말씀을 외친다고 합니다. “나는 뒤로 물러나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할 자다”라고. 이것은 우울한 생각을 반박하는 아주 좋은 한 방법입니다. 바로 내 안에서 거짓말을 하는 면박꾼인 원수의 거짓말을 하나님의 진리로 바꾸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비관주의가 아닌 긍정주의를 통해 행복감을 누리고 천국이 아닌 이 세상에서 소망 가운데 살아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Rev HUN KIM(김훈)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Australia Christian College CEO)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CEO)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Australian Family ministry Centre CEO)
한국인 생명의 전화 원장 (Director of Korean Life Line)
ACA 등록 수퍼바이저, ACA 정회원
전) 호주가정상담대학 온라인과정 대표 (Former Director of 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Counselling KDEP)
전) 유니티대학 학국어학부 학장 (Former Academic Dean of Korean Campuses in Unity College)
전) 호주열방대학 한국어 성경연구학교장 & 설립자 (Founder and Director of Korean School of Biblical Studies Diploma In Australia I of N)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in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in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in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in Chongshin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