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인 8월 23일은 더위가 물러난다고 하는 절기인 ‘처서’ 였습니다. 요즘도 한낮에는 여전히 기온이 30도를 넘나들 정도로 무더운 날씨지만, 삼복더위라 불리며 찜통에 들어온듯한 폭염을 느끼게 했던 한여름과 비교하자면 그 열기나 습도 모두가 한풀 꺽인듯한 기분이 듭니다. 더욱이 아침 저녁으로는 가을에나 느낄수 있을법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이제 절기의 말뜻대로 올해 여름은 이렇게 저무는듯 싶습니다.

더위가 물러난다 라고 하는 처서처럼 현재 우리나라 달력에는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면서 생기는 날씨의 변화를 나타내는 24개의 절기가 있습니다.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이동간격을 춘분점을 기준으로 15도씩 동쪽방향으로 24등분해 이름을 붙인 것인데요, 과거에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사용하던 태음력(음력 달력)이 계절의 변화를 제때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국 주나라 시절에 만들지게 되었습니다.

과거 중국의 주나라의 화북지방은 황하강을 따라 넓게 농경이 번성했던 지역이었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그 무엇보다 씨를 뿌리고 추수하기에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원전 1000여년전 번성했던 주나라의 농민들은 계절의 흐름이 15일에 한번 꼴로 변화되고 그 변화가 매년 같은 시기에 반복됨을 발견한것이죠.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도 절기를 중심으로 농사일을 가늠하며 준비하였습니다. 예를들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부터 농부들은 농사일을 시작하는데, 일년 중 이때부터 약 20여일동안이 기온 상승이 가장 큰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일년 중 농부들이 일하기에 가장 좋은 이 때를 두고 ‘하루를 밭 갈지 않으면 일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 라고 할 정도로 한 해 농사에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았습니다.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의 길목에 있는 백로 (양력 9월 8일경)는 ‘하얀 이슬’이란 이름으로 이때부터 아침 저녁으로 이슬이 맺힌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백로 즈음이면 우리나라는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때입니다. 맑은날이 연이어지고 기온도 적당해서 오곡백과가 여무는데 더 없이 좋은 날이죠. 이때를 두고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 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한해 농사에 성패가 달려있는 시기입니다.

▲비지팅엔젤스 인천계양지점 한진욱 지점장.

비지팅엔젤스 인천계양지점의 한진욱 지점장은 “농사뿐 아니라 오늘날 시니어 건강을 지키는데에도 절기가 이용 될 수 있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양력 11월 8일경) 근처부터 시니어들은 겨울을 대비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독감 예방 주사이다. 백신 접종을 하고 항체가 생기는데에 2~4주 가량이 걸리는데, 한 겨울의 추위가 몰아닥치기 전인 입동 즈음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기에 최적기”라고 밝혔습니다.

절기의 이름이 3000여년전 우리보다 북부 지방인 화북 지방에서 지정된 까닭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중인 2015년의 대한민국의 기후는 사실 절기의 이름과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대한 (양력 1월 20일경)과 대서(양력 7월 23일경)가 절기중 가장 춥고 덥다라고 일컬어 지는 절기이지만, 실제로 최근 30년간 일년 중 가장 추웠던 날은 입춘(양력 2월4일경) 직전인 2월 2일, 가장 더운 날은 대서와 입추(8월 8일경)의 중간인 8월 1일로 나타났습니다.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추분까지만 덥고, 아무리 추워도 춘분까지만 춥고 나머지는 풀린다라는 뜻이지요. 아무리 이상 기후가 몰려왔어도 우리들은 늘 1년의 4계절을 경험하며 지내왔습니다. 농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24절기를 잘 활용하여, 조금 더 유쾌하고 조금 더 건강한 1년 365일을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