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미래목회포럼(대표 이윤재 목사), (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마요한 목사),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회장 오성훈 목사),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공동대표 홍정길·김동호·오정호 목사)가 ‘광복 70주년 기념 북한선교 연합 콘퍼런스’를 14일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통일의 문, 북한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개회예배와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총 3부에 걸쳐 이어진 발제와 토론 등으로 구성됐다. 1부(통일의 빗장 파헤치기 -북한선교 사역의 진단과 성찰) 발제는 오성훈 회장(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이, 2부(통일의 빗장 풀어내기 -국내외 탈북민 사역을 중심으로) 발제는 마요한 회장(북한기독교총연합회)이 각각 맡았다. 3부는 기도회 중심으로 진행됐다.

“‘흡수통일’보다 교류·협력 통한 ‘사실상의 통일’을”

첫 발제자로 나선 오성훈 회장은 “지난 70년 동안 통일의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는 빗장을 여는 열쇠는 바로 한국교회에게 있다”며 “이제 북한선교의 초점을 예측하기 힘든 북한의 미래나 변화무쌍한 남북관계에 두기보다는, 우리 자신과 한국교회의 회개에 맞출 때에 답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대별 북한선교의 특징을 살핀 그는, 지난 2007년 6월부터 현재까지를 ‘연합의 시기’로 구분하며 “북한선교는 교단과 교파, 단체를 뛰어넘어 연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북한선교는 더 이상 분열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성령의 도구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오성훈 회장이 발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그는 또 △지도자 △사상 △정치 △군사 △경제 △교육 △외교 △가정 △문화 등 각 영역에서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먼저 지도자 영역에선 “국내 및 전 세계에 있는 탈북민들을 통일한국의 지도자로 양육해야 한다”며 “특히 탈북민 목회자들은 남과 북을 동시에 경험하고, 신학교육과 목회훈련까지 겸비해 통일 이후 즉시 전력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라고 했다.

정치 영역에선 “북한의 본질적 변화를 위해,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을 설득해 통일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며 “교회가 꿈꾸는 통일은 정치나 영토적인 것보다 북한 주민들이 신앙생활의 자유를 누리고, 교회 설립과 전도의 자유가 보장되는 상태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흡수통일’보다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돼 ‘사실상의 통일’을 추구해 가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화 영역에선 “북한의 문화를 긍정적 다름의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동성애 등과 같은 반성경적 문화가 북한에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북한의 언어 중에 한국과 전혀 다르게 쓰이는 단어와 문법들을 외국어 차원에서 미리 배워서 북한 주민들과의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했다.

오 회장은 특히 “한국교회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모든 교단과 북한사역을 감당하는 교회들과 선교단체를 총망라하여 북한선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을 반드시 구축해야만 한다”며 “올바른 선교 방법을 제시하고,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역자를 길러내며, 연합과 협력의 사역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각 교단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 때 임기가 정해져 있는 교단장이나 총무보다는 향후 5~10년 동안 교단 내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한(통일)선교위원회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미 해당 위원회가 조직된 교단은 그대로 참여하고, 없는 교단은 대표성 있는 기관을 조직하여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구체적인 조직 구성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3차례 이상의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 교단, 개교회 및 선교단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명실공히 개신교의 북한선교에 관한 대표성을 지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오 회장은 “이제 한국교회는 제대로 된 북한선교사역를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을 향한 무관심과 좌우 양 극단으로 치우친 관점을 극복해, 평화통일을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며 “그냥 내버려 두면 북한 체제가 스스로 무너질 것이란 허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대북교류협력을 활성화해 ‘사실상의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한 발 한 발 성실하게 내딛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른 탈북민 사역은 복음통일의 키워드”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마요한 목사는 한국교회의 국내외 탈북민 사역을 진단했다. 그는 “이 땅에 들어 온 탈북민들은 북한에 남아 있는 2천 5백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며 “3만 명의 탈북민들과 2천 5백만의 북한 주민들의 계급별·계층별 퍼센트가 거의 일치하다는 통계도 있다. 이것은 북한 인구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탈북민들만 잘 알아도, 북한에 남아 있는 2천 5백만의 동포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마 목사는 “한국교회는 탈북민들과 함께 먼저 이곳에서 작은 통일을 연습하고, 또한 그들을 통해서 북한과 그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상황에 대해 깊이 알아갈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탈북민들은 복음통일을 이루기 위한 한국교회의 동역자들이다. 한국교회와 탈북민들이 함께 하나됨을 연습하게 된다면, 또한 북한의 문이 열릴 때 더 큰 하나됨들을 이루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 즉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작은 통일을 살아가면서 이제 오게 될 더 큰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들”을 소개했다. 마 목사는 “(이들 교회에는) 남한이나 북한이라는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누구든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을 뿐더러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로서 한 가족이 되며 서로가 서로를 섬기기를 원한다”고 했다.

마 목사는 “이런 유형의 교회가 이미 탈북민 목회자들과 남한 목회자들에 의해 여러 개로 확장됐다”면서 “아직 초창기지만 이 획기적인 교회들이 대한민국 땅 여러 곳에 계속해서 세워져가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델이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해온 북한선교사역과 탈북민사역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이 쇠락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미래 교회의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콘퍼런스 주요 순서자들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아울러 그는 “바른 탈북민 사역은 복음통일의 관문을 열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며 “이 땅에 먼저 온 3만 명의 탈북민들을 한국교회가 온전히 품고 세울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북한의 문을 여실 때에 그곳에 있는 2천 5백만의 동포들을 복음화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이날 송신복(평택성비전교회)·조기연(Acts북한연구원)·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지형은(성락성결교회)·송원근(자연빛교회)·서길원(상계감리교회) 목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북한선교와 탈북민 사역 등에 대해 고찰했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선 이철신 목사(영락교회)가 설교했고, 이후 환영행사를 통해 이윤재(미래목회포럼 대표)·황수원(한장총 대표회장) 목사가 환영사와 격려사를 각각 전했다.

이철신 목사는 설교에서 “광복 70년을 맞아 통일에 대한 열망을 품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교회는 무엇보다 이 민족을 복음 위에 세우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어떤 사람이든지 그 속에 복음을 들어가 역사하면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통일 후 북한에 복음을 전할 사역자를 길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윤재 목사는 “오늘 이 콘퍼런스가 아직도 다 이루지 못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안고, 그것을 향한 하나의 발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황수원 목사도 “이 자리를 통해 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곧 허락하실 통일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