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석 선교사.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는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니라 이슬람이다. ‘유라비아’(Eurabia)라는 단어는 유럽에 사는 아랍 사람들의 연합과 결속을 위하여 1970년대에 만들어진 잡지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유럽이 이슬람화되어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이슬람은 서쪽에 찬란하게 빛날 것”이라고 예언했었다. 오늘에 이르러 그 예언이 실현되는 것처럼, 이슬람은 유럽에서 떠오르는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 그 근거로 유럽의 무슬림은 1970년 720만 명에서 1990년대에는 1,300만 명으로, 2000년에는 3,700만 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2007년을 기준으로 전체 유럽(동유럽 포함)에 이슬람 인구는 약 5,30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유럽에서 이슬람 인구가 증가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아랍 및 이슬람 국가에서의 이민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수천만 명의 유럽인이 죽음으로써, 이후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노동력 부족을 낳게 되었다. 따라서 무슬림의 증가는 전쟁 후 재건을 위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프랑스에는 자국 제국주의의 영향 아래 있었던 알제리·모로코·튀니지에서, 독일에는 동맹국이었던 터키에서 이민자들이 들어왔다. 영국에는 제국주의 아래에 있던 자메이카·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에서 이민자들이 들어왔다. 대규모 이민은 유럽의 도시들을 제3세계 시장과 같이 변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이민 초기에는 사회 최하층 근로자들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유럽 사회에 적응함에 따라 이들의 문화와 종교가 자연스럽게 유럽 문화 속에 스며들게 된 것이다. 오늘날 유럽 이슬람의 역사와 성장도 이민으로 시작되었다. 지금도 해마다 50여만 명의 무슬림이 유럽으로 건너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할 경우 약 7천만 명에 달하는 터키 인구가 유럽 내에 더 급속히 퍼져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무슬림 청소년들. ⓒFIM국제선교회 제공

둘째, 유럽인의 저출산과 무슬림 여성들의 다산

저출산으로 인한 유럽의 인구 감소 문제는 심각하다. 인구통계학은 사회학처럼 정확한 학문이다. 한 사회가 현재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게 위해서는 유아사망률을 감안하여 한 여성이 평균 2.1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리고 한 여성이 평균 1.6명을 낳으면 인구 감소가 느려지거나 또 그 사이에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안전지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만일 그 이하로 아이를 낳으면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사회가 “한 명의 여성이 평균 1.8명을 출산”하는 추세를 유지한다면 한 세기가 끝날 무렵에 인구는 80%만 남게 될 것이다. 평균 1.3명의 총 출산율을 유지하는 유럽의 국가들(이탈리아·스페인·독일, 그리고 발트해 국가들)은 한 세기 후에는 현재의 4분의 1의 인구만 유지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무슬림은 산아제한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습이 이슬람 인구의 증가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슬람권에 있는 무슬림 여성들이 평균 6명의 아이를 낳는 데 비해, 유럽의 무슬림 여성들은 평균 3.5명을 낳는다. 유럽 중 출산율이 제일 높은 프랑스가 1.9명이고, 낮게는 영국이 1.4명에 이르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럽에서의 이슬람 인구 비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슬람 사원이 된 영국 교회. ⓒFIM 국제선교회

셋째, 고령화사회

20세기 노인 인구는 유럽 경제의 공통적인 문제이다. 2010년 기준 유럽 전체 인구 중 60세 이상은 22%이며, 평균 연령은 40세로 이미 초고령화되어 있다. 이처럼 유럽은 저출산 문제로 인하여 젊은이들은 줄어드는데 노인들은 늘어난다. 그러나 유럽 내 무슬림의 경우, 60세 이상은 유럽 전체 인구의 11%이며, 평균 연령은 32세에 불과하다. 전체 유럽 내 무슬림 중 3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63%이다. 특히 2001년 16세 이하의 영국 내 무슬림 청소년의 비율이 무슬림 전체 인구의 34%에 달하고 있지만, 기독교인 청소년은 19%에 불과하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25%가 무슬림의 자녀들이다. 이처럼 유럽 내 무슬림은 안정적인 피라미드형 연령 구조를 보이며, 멀지 않은 미래에 유럽 내 이슬람의 종교 비율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다.

넷째, 결혼에 의한 무슬림 인구의 증가

이슬람에서는 결혼을 예식이 아닌, 남녀 간의 성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계약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결혼이라는 울타리에서 이루지는 남녀 간의 성관계를 신성시한다. 이는 인류의 출현도 성관계를 통해서이며 인류의 번성도 성관계를 통해서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꾸란은 무슬림 여인에게 독신을 허락하지 않는다. “너희들 가운데 독신자는 결혼할지어다” (꾸란 24:32) 따라서 무슬림은 결혼을 통해 자연적인 성장을 일으킨다.

꾸란에 따르면 무슬림 남성은 무슬림 여성 또는 ‘성서의 백성’인 기독교·유대교 여성과도 결혼할 수 있지만, 무슬림 여성은 무조건 무슬림 남성과만 결혼해야 한다. 따라서 유럽에 있는 무슬림 남자들은 유럽의 기독교인과 자유로운 결혼을 통하여 자녀를 낳을 수 있고, 그 자녀는 무슬림이 된다. 반대로 무슬림 여성은 무슬림 남성과만 결혼해야 하기에 유럽 내 이슬람 인구는 증가하는 것이다.

다섯째, 무슬림들의 이슬람에 대한 열성과 그들의 실천적인 신앙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종교적 규율이 현대 상황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따지지 않고, 그 계율들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신앙 자세가 유럽인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무슬림들은 비무슬림 국가에 사는 이유를 다와(Dawa) 즉, 비무슬림들을 이슬람으로 인도하는 ‘선교’라고 생각하였다. 1990년 영국 무슬림의회(Muslim Parliament) 설립자인 칼림(Kalim Siddiqi)은 “유럽은 도덕적으로 파산했으며, 모든 적에 대한 이슬람의 승리와 이슬람 국가의 창조를 위하여 소수 무슬림을 끌고 이슬람의 정치적인 힘을 보여준 예언자 무함마드의 열정을 가지라”고 그의 지지자들을 선동하였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무슬림뉴스”에 의하면 한 유럽인 무슬림이 그의 단체의 목적을 간결하게 정리하였다.

“우리가 반드시 추구하는 것은 영국을 ‘믿지 않는 자의 땅’(Dar Al-Kufr)에서 ‘이슬람의 땅’(Dar Al-Islam)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우리의 목적이다. 이것이 아니라면 이곳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알라께서 승리하도록 인도하실 것이다.”

우리는 무슬림들이 유럽에 가면 선진화된 유럽을 경험하면서 그들과 같이 되기 위하여 기독교로 개종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유럽에 온 무슬림들은 유럽 문화에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자신들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찾게 되고, 더욱더 이슬람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유럽인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여섯째, 유럽인들의 탈교회화와 새로운 신앙의 추구

독일의 경우는 세금제도 가운데 ‘종교세’가 있어서, 기독교인들은 월급에서 자동적으로 일정 금액을 공제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만이, 그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도록 만들었다. 현재 유럽의 교회에선 점차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져 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5,000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매주 평균 4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 영국 전역에 개신교회에 출석하는 인구를 200만 명으로 보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가톨릭과 성공회를 모두 포함한 통계도 전체 인구의 7.5%인 430만 명에 불과하다. 1980년에서 2005년 사이에는 140만 명이 교회 출석을 중단하였다. 이렇게 교인 30%가 감소했다는 것은, 매주 1,100명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일이 25년간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영국성공회에서는 이슬람의 모스크에 출석하는 인원이 영국성공회에 출석하는 인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영국성공회의 케리 주교는 2001년 9월 7일 “영국은 이제 선교지가 되었다”고 했다. 영국정부와 학술단체의 통계에 의하면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이상 모스크에 출석하는 무슬림의 수가 93만 명이나, 영국성공회 예배에 출석하는 수는 91만 6천 명으로 집계되었다. 기독교 연구의 실무자인 피터 브리얼리(Peter Brierley) 박사에 의하면, 주일에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수가 2030년에는 419,000명, 2040년에는 217,200명, 그리고 2050년에는 87,800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영국인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이슬람이 가장 많이 성장하고 있다. 영국 퓨센터(The Pew Centre)의 조사에 의하면, 2010년 말 영국의 무슬림은 2,869,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많은 남아시아(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인들이 영국에 살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은 전체 무슬림의 43%인 파키스탄인들이며, 두 번째로 17%인 방글라데시인들이다. 참고로 이 두 나라는 한국이 인력을 수입하는 국가에도 포함되어 있다. 전 세계 이슬람 인구의 70%는 아시아에 살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인력수입국 가운데 남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살펴본 것과 같이 유럽 내 이슬람의 성장은 노동인력 부족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시작되었다. 이와 같이 한국 또한 1990년 이후부터 노동인력 부족과 저출산, 그리고 고령화로 인하여 이슬람 인구가 성장하는 과정이 발생했다. 한국도 더 이상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다. 지난 2015년 4월 30일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체류 중인 외국인이 181만 3,037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2.6% 증가했을 만큼, 외국인 인구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도 유럽교회처럼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오늘의 유럽은 내일의 한국의 모습이 될 것이다.

유해석 선교사
FIM국제선교회 대표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