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가 기독교교육과 50주년을 기념해 오전 감사예배 및 기념행사에 이어 오후 교내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한국 교회교육의 현실에 대한 진단 및 평가’를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대토론회는 김도일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과)의 사회로 조용선(온무리교회)·장동학(하늘꿈연동교회)·정태일(사랑방교회)·이원돈(부천 새롬교회) 목사,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 고용수 명예교수(전 장신대 총장)가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교회 중심 패러다임, 더 이상 효력 발하기 어려워”

▲한국일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특히 한국일 교수는 “오늘의 시대적 상황은 교회학교가 교회의 성장과 함께하던 70~80년대와는 급격하게 달라졌다”며 “상황의 변화는 접근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학교를 교회 안에서만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은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교회학교와 기독교교육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조금 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바로 교회교육의 내용에 관한 부분일 것”이라며 “과거 교회교육은 지역사회의 필요나 젊은 세대들이 고민하고 있는 실존적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지 못했고, 교회 안에서만 머물러 왔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또한 사회적 요구에 의해 지속적인 개혁과 변화를 추구해 온 공교육에 비해서도 교회교육은 그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면서 “생명을 살리고 풍성케 하는 교회교육을 수행하는 기독교교육적 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 안에서만 교회학교 부흥을 추구하던, 교회 중심의 패러다임은 더 이상 효력을 발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통합교육이 필요하고, 결국에는 공교육과 더 넓은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합적 학습 생태계에 대한 관점을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원돈 목사도 “이제 교회학교는 지역사회의 평생학습 생태계가 돼야 한다”며 “저출산고령화·양극화 시대에 모든 교육과 복지 및 문화는 지역통합형·지역연계형이 돼야 하고, 그 전달체계가 강조돼야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교회라는 공간을 넘어 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 카페, 어르신 쉼터와 같은 마을의 근접공간으로 나가야 할 때이고, 이를 통해 교회와 마을의 신나는 복음적 이야기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공부방, 도서관, 복지관, 주민자치센터, 교회를 잇는 복지교육생태계를 만들고 지역과 마을, 도시 중심의 복지, 교육, 문화 생태계를 구성해 그것을 그물망처럼 연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목회’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구조화해야”

▲고용수 명예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고용수 명예교수는 “교회교육의 심각한 위기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교육의 분리(관계의 단절) 현상”이라며 “가정과 교회의 분리, 교육과 목회의 분리, 교회학교와 교회의 행정체제 분리, 세대 간 분리, 교파 간 분리, 성직자와 평신도의 분리, 교회학교 교사와 부모의 분리, 교회와 사회의 분리, 개인과 공동체의 분리 등이 교회의 공동체적 공감과 소통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분리 상태에서 경험하는 ‘소통의 단절’ 문제는 교회의 교육구조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다”며 “한국 교회교육 갱신의 우선과제는 현행 교회학교 중심의 학교식 교육구조를 과감히 벗어나 교육목회 차원에서 하나님나라의 핵심 가치인 ‘신앙’을 문화화하는, 공동체 중심의 교육구조로 기본 틀을 바꾸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고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의 교회교육이 개인에 초점을 둔 교육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신앙공동체’에 초점을 둔 하나님나라의 문화 형성으로 교육적인 관심을 한 단계 올려야 할 때”라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의 과제수행을 위해, 이제는 교회교육이 ‘교육목회’의 차원에서 교육활동을 통합적으로 구조화하고 동력화 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태일 목사 역시 “교회교육의 장이 ‘학교’에서 코이노니아의 삶이 있는 ‘신앙공동체’로 전환돼야 한다”며 “한국 교회교육에서 교육의 시설이나 교재와 같은 보이는 형식들은 매우 발전됐다. 그러나 교사의 헌신과 열정, 학생들의 가치관 등 보이지 않는 본질들은 매우 약하다. 교회교육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 본질의 회복으로 해결할 수 있다. 코이노니아의 삶은 신앙공동체의 보이지 않는 본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