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개신교 지도자들과 보수적 가톨릭 지도자들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릴리전뉴스서비스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성명서에는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 남침례대학교 및 샘포드대학교 비손신학교의 티모시 조지 학장, 오랫동안 동성결혼 문제와 싸워 온 매기 갤러거, 보수적 가톨릭 신자인 조지 웨이글 박사, 로버트 조지 박사 등이 서명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동성 간 결합이 이혼이나 동거보다 훨씬 심각한 위협”이라며 “동성결합은 미국을 도덕적인 디스토피아(유토피아의 반대말)로 이끌고, 전통적인 신앙인들을 상대로 한 박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성결혼은 종교적인 전통에 반할 뿐 아니라 모든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적인 기반을 약화시킨다. 왜냐하면 결혼은 인류의 가장 원초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state)에서 내린 결혼의 정의는 더 이상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담고 있지 않다”며 “이혼을 쉽게 수용하는 것은 결혼에 해를 입히고, 동거의 확산은 결혼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만, 소위 말하는 동성결혼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게 위협적이다. 현재 법 안에서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것(동성결혼)은 결혼을 흉내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 결혼에 대한 진리가 사회적·정치적 압박에 의해 법으로 바뀔 수 있다면, 다른 진리들 역시 경시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주에서 재정의한 결혼의 의미를 거부하는 이들에 대한 박해 및 강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일부 사람들은 이미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어떤 이들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서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애틀랜타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소방서장이 해고된 사건 등 수많은 사례들을 들면서, “어두운 미래를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멕시코에서는 동성 커플의 결혼식 촬영을 거부하다가 고소당한 한 사진사가 패소했으며, 다른 제빵사와 플로리스트 역시 같은 이유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제는 둘이 한 몸이 될지니: 결혼 되찾기’라는 제목의 이번 성명서는, 지난 1994년 시작된 개신교와 가톨릭 간 연대 문서인 ECT(Evangelicals and Catholics Together)의 최신판이다. 당시 이 성명서는 두 교단이 역사적인 불신과 교리적 차이를 극복하고, 미국 내 도덕적 해이가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 위해 발표됐다.

창시자였던 리처드 노이하우스와 찰스 콜슨의 사망 후, 동성애자들의 인권, 특별히 동성결혼 수용이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더욱 보수적인 색체를 띠게 됐다. 이 문서에서 동성결혼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서의 결혼만을 인정한 ‘결혼보호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