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영국 및 UN 대사 제럴드 러셀, ‘뉴스테이츠맨’에 기고
1987년 당시 140만명이었던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현재 40만명으로 줄었다. 이라크에서 전체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기독교인들은 IS(이슬람국가)의 박해를 피해 조국을 떠나 난민이 됐다.
이라크의 한 기독교 난민은 영국 정치 주간지 ‘뉴스테이츠맨’(NewStatesma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 몇 시간 만에 모술에서 동쪽에 있는 기독교인들의 마을인 카라코시로 떠났으나, IS가 그곳까지도 쫓아와 우리는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낮에 남성들은 그늘을 찾아 떠나거나 교회에서 제공해 준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여성들과 아이들은 좁은 텐트에서 태양을 피하며 지냈다.
모술을 떠난 이들은 현재 바그다드나 쿠르디스탄 등지에서 머물고 있다. 쿠르디스탄 대통령은 난민들을 위한 새로운 마을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 영국 및 UN 대사였던 제럴드 러셀은 뉴스테이츠맨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랍 세계에는 여전히 1,000만명 이상의 비무슬림이 있고,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기독교인이다. 서방 국가로 이민을 떠난 이들은 선조들의 성지와 수도원 등을 모두 잃었다. 그러나 앞으로 50년 사이에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이 이곳을 떠난다고 해도, 최소한 몇 세대 동안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셀 전 대사는 “중동은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공통적인 역사와 유산을 지닌 곳이다. 이들의 다양성은 종교의 역사를 반영한다. 각각의 요소는 한 시대 혹은 또 다른 시대의 정치적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동에서 기독교인들이 운영하는 학교는 무슬림들에게도 열려 있으며, 아랍의 여러 세대들을 길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들과 소수종교인들의 생존을 통해 광범위하게 살펴볼 수 있는 점은, 우리에게 이슬람 세계가 항상 오늘날과 같이 피를 흘리는 비극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슬람이 점점 더 폭력적인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의 다양성 안에서 강해져왔고, 다양한 종교들과 공존했다. 이 같은 다양성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여길 때 중동은 가장 번영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