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하는 조직

피터 센게/강혜정 | 에이지21 | 587쪽 | 28,000원

기업의 평균 수명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대기업이라 해도 인간 수명의 절반 정도인 4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기업이 생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도록 살아남는 기업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책 ‘학습하는 조직’의 저자 피터 센게는 학습조직 이론의 창시자이자 경영혁신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인물로, 기업이 사라지는 현상은 하나의 ‘증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배적인 교육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지배적인 관리 시스템을 결코 바꿀 수 없다”며 “그 과정에 있어서는 심오한 의미의 ‘지식’이 필요한 법인데, 우수한 개개인이 모인 것과는 별개로 조직 차원의 학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같이 대다수의 조직이 학습에 서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때문에 저자는 변화하는 현실에 부단히 적응할 능력을 갖춘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규율(Discipline)’을 제시한다. 이때 말하는 규율은 ‘실천에 옮기기 위해 반드시 배우고 숙달해야 하는 일련의 이론과 기법의 집합체’를 뜻하는데, 이는 ‘시스템 사고’, ‘개인적 숙련’, ‘정신모델’, ‘공유 비전 구축’, ‘팀 학습’이다. 이 다섯 가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롭게 발전돼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 가운데 저자가 ‘모든 학습 규율의 결합체’라고 강조하며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핵심 규율은 바로 ‘시스템 사고’이다. 이는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수동적인 반응자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요컨대 현실에 소극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태도를 취하는 데 유용한 사고로서, 이러한 시스템 사고가 없으면 다섯 가지 학습 규율을 통합하지도, 실천하지도 못한다.

이 책의 초판은 1990년에 출간돼 10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에 커다란 학습조직 돌풍을 몰고 온 바 있다. 책은 초판 출간으로부터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저자가 기업, 학교, 지역 커뮤니티 등 사회 곳곳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근거로 현실에서의 사례를 대폭 추가하여 새롭게 구성한 개정증보 완역판이다. 

책에는 유니레버, VISA, 인텔, 세계은행, 나이키, HP 등 세계의 수많은 조직이 수년간 다양하게 적용하며 실천한 ‘학습하는 조직’의 구체적인 사례가 적혀 있어, ‘이론’에 만족했던 국내 독자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책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시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의 열쇠가 되는 것은 오직 조직의 ‘학습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개인, 기업, 그리고 사회에 요구되는 진정한 ‘변혁’이란 무엇인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