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영주 총무가 신년인사를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지난 총무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과의 갈등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김 총무는 5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신년예배 중 신년인사에 앞서 “지난해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NCCK 형제 교단 관계자 여러분, 특히 예장 통합 총회장님과 교단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와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부덕함을 깊이 성찰하고 있다”면서 “화해와 평화를 이루시는 주님께서 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시고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무는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예장 통합 정영택 총회장은 얼마 전 교단 행사에서 “NCCK가 책임 있는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통합)총회는 당분간 NCCK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날 NCCK 신년예배 주요 순서자에 통합측 인사들은 빠져 있었다.  

하지만 통합측 일부 인사들이 예배에는 참석했다. 그 중 한 관계자에게 현재 교단의 분위기를 묻자, 그는 “(통합측은) 워낙 스펙트럼이 넓은 교단이라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면서도 “에큐메니칼 정신을 가진 이들은 (NCCK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인사는 “아직은 냉랭하다“고 밝혔다.

현재 통합측이 NCCK에 행정보류 등의 조치를 공식적으로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CCK 관계자는 “(통합측이) 실무진에서 빠지거나 관련 공문 등을 보내온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NCCK측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일단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NCCK가) 책임 있는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측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NCCK 신년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이날 신년예배에선 황용대 NCCK 회장(기장 총회장)이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를 제목으로 설교했고, 전용재 목사(기감 감독회장)가 성찬집례를, 김영주 NCCK 총무가 신년인사를 각각 맡았다. 각 교단 지도자들 및 NCCK 직원들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며 새해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도 마련됐다.  

황 회장은 설교에서 “교회는 흔들리는 세상을 지탱하고 그 안에 있는 불안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동체”라며 “그러나 교회마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광야의 정신을 회복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하나로 만들고, 진정한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한국교회의 새 출발을 이끄는 우리가 되자”고 역설했다.

김영주 총무는 “위기의 해답은 지금의 모습을 참회하고 종교개혁의 정신, 곧 신앙의 처음 정신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며 “NCCK가 그 선봉에 서서 초석을 놓았으면 좋겠다. 이 일을 위해 합심해 기도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