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탄교회, 성탄절에 ‘사탄 조형물’ 설치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다양한 축하 방식 중 하나” vs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자 공격”

▲사탄교회가 세운 조형물. 왼쪽 상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조형물. ⓒ페이스북
▲사탄교회가 세운 조형물. 왼쪽 상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조형물. ⓒ페이스북

미국 디트로이트에 소재한 사탄교회(Satanic Temple)가 미시간 시의회 북쪽 공원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nativity)을 조롱하는 ‘사탄 조형물’을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조형물은 십자가를 휘감고 있는 뱀 밑에 ‘천사들의 반란’(Revolt of the Angels)이라는 제목의 책이 놓여 있다. 십자가 중간에는 ‘가장 큰 선물은 지식(The greatest gift is knowledge)’이라는 문구도 있다.

사탄교회는 그러나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며,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사탄교회 젝스 블랙모어(Jex Blackmore)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크리마스를 축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하나의 관점과 축하 방식만을 지지하는 것은 미시간에 다양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는 사탄을 신으로 믿지 않지만, 이는 우리 사역의 푯대를 알려주는 상징”이라고 했다.

지난 12월 23일(이하 현지시각) 미시간 주의회위원회는 이 전시물 설치를 허락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성탄절 기간에 이러한 장식물을 설치한 것은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자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6일 이 조형물이 설치된 직후, 그랜지 레지의 공화당 소속 릭 존스(Rick Jones) 상원의원은 시의회 반대편에 성탄과 관련된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조형물은 사탄교회가 설치한 조형물이 철거된 후에도 1주일간 전시될 예정이다.

존스 상원의원은 “사탄교회가 기독교의 절기를 훔치려는 데 대해 분노가 일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은 지난 7~8월 쯤에도 이를 설치한 적이 있었다. 굳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다시 설치할 필요는 없었다”고 했다.

존스 의원은 또한 “이러한 조형물은 매우 공격적이지만, 우리는 이를 무시할 것이다. 사탄 숭배자들이 두렵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탄교회는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 내에서 악마숭배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검은 미사(black mass)’를 개최하려 하기도 했으나, 다른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 교계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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