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2015-가면을 쓴 사람들

김용섭 | 부키 | 368 | 15,000원

딱딱하고 어려운 숫자 대신 우리 일상에서 포착한 변화의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보여 주는 생활·문화 전용 트렌드서 ‘라이프 트렌드 2015’가 출간됐다.

출간 첫해인 2014년에는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으로 X세대의 활약을 부각했고, 2014년에는 불황에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프리미엄 소비를 ‘그녀의 작은 사치’라는 주제로 조명해, 흥미롭고 통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2015년의 주제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다. 

책은 2015년의 문화 트랜드에 대해 “일상의 숱한 가면과 가식, 위선에 얽힌 새로운 욕망과 소비, 사회 문화적 변화가 라이프스타일로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면에 지친 사람들, 안티 SNS로 갈아타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세상이다. 1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경과 언어를 넘어 페이스북에서 소통의 즐거움을 맛보고 있지만, 피로감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좋아요’와 친구 수가 나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면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가면을 쓰게 되었다. 냉동식품을 먹으면서도 멋진 요리를 먹는 듯 얘기하고, 회사에서 잘렸는데도 꿈을 위해 과감히 그만둔 것처럼 얘기한다.

SNS에서 관심을 받으려다 보니 ‘포샵’을 넘어 실제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도 생긴다. 얼마 전에는 페이스북이 우리의 ‘감정’을 조종하는 실험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에 중독된 중독자들도 꽤나 많다. 

이런 피로감과 부작용을 견디다 못해 ‘탈출’하는 행렬이 하나둘 늘어 간다.10대들은 인스타그램, 스냅챗으로 갈아타 부모나 선생님의 감시망을 벗어난다. 직장인들 역시 클록, 스플릿처럼 선택적으로 연결되는 ‘안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직장 상사를 피한다. 

최근엔 페이스북 탈출을 돕는 ‘99days of Freedom’이라는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빠져 있는 모든 SNS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계속 새로운 SNS가 나와서 이탈자들을 받고, 또 옮겨 가는 ‘SNS 유목민’들도 늘어날 것이다. 

가면 벗고 삶의 본질 찾아 나서는 ‘킨포크’(Kinfolk)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킨포크’(Kinfolk)는 이를 대표한다. ‘킨포크(kinfolk)’는 본래 친척을 뜻하는 말로,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정원을 가꾸고, 집을 꾸미고, 직접 요리해서 나눠 먹는,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일컫는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사진작가, 요리사, 화가, 농부 등이 모여 만든 작은 모임에서 비롯된 킨포크는 잡지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로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 텃밭 만들기’, ‘천연재료로 건강식 만들기’ 등의 강좌가 그 예다.

그 외에도 책은 일화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텀블러 사용을 넘어서 이어진 ‘마이보틀’ 열풍, 쇼핑업계의 화두인 ‘쇼루밍족’, 셀카열풍과 ‘셀카봉’, ‘빵로드’, ‘프렌디’, ‘다음노인’, ‘뉴앙팡테리블’, ‘좀비냉장고’ 등 최근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그 현상의 의미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