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이규민 박사)가 15일 서울 장신대에서 ‘공감과 소통의 기독교교육’을 주제로 2014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주제발표자로는 유영권 박사(연세대 연신원 상담코칭학과), 고용수 박사(장신대 전 총장),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가 나섰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유영권 박사, 고용수 박사, 최일도 목사. 

이 중 고용수 박사는 ‘공감과 소통의 공동체 형성과 기독교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 “분위기가 교육한다”며 ‘공동체 의식 형성’을 기독교교육에 있어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오늘의 교회 위기는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공동체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정과 교회, 성장 세대와 성인, 교회학교와 교회체제, 성직자와 평신도, 부모와 자녀, 신앙과 삶 등의 분리가 교회교육의 공감과 소통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박사는 오늘의 제도화된 교회를 역동적인 교회로 전환함으로써 신앙 공동체의 본질을 함께 경험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만남의 인격적인 관개개념을 공동체의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학습자 개인의 인격적인 만남’에서 ‘공동체와의 만남’의 학습이론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기초한 ‘말씀의 신앙화→신앙의 생활화→생활의 문화화→문화의 역사화’로 이어지는 관계의 네트워킹 시스템을 구조화하고, 개인(복음화→제자화)으로 출발해서 신앙 공동체의 문화 형성(문화화→역사화)으로 교육적인 관심을 한 단계 올려야 한다”며 “성령과 함께하는 공동체야말로 ‘만남’(공감)과 ‘관계’(소통)의 질을 높여주는 진정한 교사”라고 강조했다.

‘생활의 문화화’를 위해서는 지체된 모든 교인이 각양 은사를 자각·발굴해 헌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회학교가 교회의 부설기관이기 이전에 ‘교회 안의 작은 교회 공동체’임을 인식하며, 한 가정 한 가정이 ‘언약 공동체’인 ‘작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문화의 역사화’를 위해서는 작은 자들을 향해 벗이 되어 줄 소그룹 단위의 공동체 소통모임들을 계획하고 교육적으로 지원하며, ‘에큐메니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함으로써 개인·개교회·개교파·민족·지방·출신·성 등 모든 경계를 초월해 ‘하나님나라’ 구현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회가 신앙 공동체로서의 본질을 경험하려면, 교회 내 조직들을 소그룹 단위의 공동체들로 재구성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관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기에 제안하는 공동체 형성 패러다임은 교회 내의 소그룹 운동을 하나의 교육방법이나 프로그램으로 보지 않고, 교회의 본질이요 교육목회의 근간인 사역의 핵심으로서 교회 전체의 필수적인 양육 시스템으로 자리하게 함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이규민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앞서 ‘한국교회 공감과 소통 증진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한 유영권 박사는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발언을 소개한 뒤, “한국교회가 지도자의 불안, 집단의 불안, 이분법적 세계관, 가해적 공포(방어적 적대감, 선하신 하나님에 대한 안정감 부족) 등 때문에 세상과 소통·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교육에서 공감과 소통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공감의 하나님 이미지(선하신 하나님) 활성화: 성육신 ▲개인의 삶 속 여러 요소와 하나님에 대한 관념의 관계 요약 ▲성경(성경에서 가장 본인과 비슷한 인물과 억울하게 산 인물)공부를 통한 공감능력 증진 ▲수용능력 증진을 위한 커리큘럼 개발 ▲신학대학에서 소통과 공감능력 계발을 위한 과목을 필수로 ▲생명에 대한 존중 등을 제시했다.

최일도 목사는 ‘공감과 소통’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다일공동체의 영성수련을 소개했다. 그는 “‘다일’ 하면 ‘밥퍼’를 먼저 생각하는데, 그보다 더욱 추구하고 매진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소통을 위한 영성생활과 수련”이라며 “이를 통해 1만5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서로 안아주고 감싸주고 닦아주는 아름다운 만남과 사귐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다일공동체의 영성수련이 공감적 경청을 통해 하나님·가족·이웃과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공감·소통하게 하며, 화해와 일치의 자리로 나아가 다른 이들을 사랑하게 함으로 사람들을 치유·회복시킨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예수께서 친히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서 하나님과 인간의 소통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셨다”며 “우리도 다른 사람과 집단과 자연과 관계를 회복하고 소통하기 위해 동일한 원리를 사용해야 함은 물론 종말론적인 영성과 육화론적인 영성생활의 택일이 아니라 이 둘의 긴장과 경계에서 조화와 균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기독교교육학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회칙을 개정하고 편집규정을 변경했다. 이후 기초이론·교회교육·성인교육·교육미디어·영성교육·학교교육·여성교육·통일교육 등의 분과로 나뉘어 논문발표를 진행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김명용 총장(장신대)이 ‘교회학교의 위기와 우리의 책임’(마 25:19~23)을 주제로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