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신학강좌가 11일 목동 지구촌교회에서 개최되고 있다. ⓒ하석수 기자

정암신학강좌가 11일 목동 지구촌교회(조봉희 목사)에서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안상혁 교수. ⓒ하석수 기자

이날 강좌에서 안상혁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는 ‘제네바 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했다. 안 교수는 “‘신앙교육서(교리문답서)’에 대한 칼뱅의 강조는 ‘하나님의 교회는 신앙교육서 없이는 결코 보존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 그의 진술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1541년, 칼뱅이 제네바로 돌아와 줄 것을 간청한 시의회는, ‘앞으로 신앙교육을 성실하게 실천할 것’을 약속한 후에야 비로소 칼뱅의 허락을 얻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16세기 제네바 교회를 위해 작성한 ‘신앙교육서’는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이는 ‘신앙교육서’가 공교회의 보편적인 교리적 합의를 지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칼뱅의 또 다른 저서 ‘기독교강요’와 더불어 ‘신앙교육서’는, 성경 전체를 통해 계시된 주요 교리들의 총합을 초신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시 한 번 요약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교회가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성경을 바르게 연구하기 위한 교재로서 의미 있게 읽고 있다면, 그의 ‘신앙교육서’ 역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앙교육서’를 교회에서 활용할 때 중요하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성경 진리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가르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신앙교육서’는 그 분량에 있어 ‘기독교강요’보다 매우 짧음에도 불구하고, 다루는 주제들에 있어서는 ‘기독교강요’ 만큼이나 포괄적”이라며 “이것은 신앙교육의 내용이 성경 전체를 통해 계시된 다양한 교리적 주제들을 매우 폭넓게 포함해야 함을 시사해 준다”고 했다.

안 교수는 둘째로 ‘신앙교육서’를 현실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칼뱅은 1년에 걸친 교리문답 교육을 계획하고 또한 실천하였다”며 “매주 교육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은 매주 한두 주제만을 공부했지만 1년 전체의 누적된 학습량은 결코 적지 않았고, 특히 성찬을 앞두고 시험을 치러야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이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칼뱅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서, 보다 짧고 간단한 유아용 신앙교육서의 활용을 허락했다”고 소개했다.

안 교수는 세 번째로 “칼뱅의 신앙교육을 그의 가르침의 사역 전반을 통해 조명해보고 그 위치를 자리매김하게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매 주일의 요리문답 교육이 역시 매주 이루어진 그의 강해설교와 병행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리문답을 통해 성경 전체에 계시된 다양한 교리적 주제들을 공부했지만, 강해설교로 매주 깊이 있는 말씀공부도 병행해 교인들로 하여금 하나님 말씀 전체를 그 폭과 깊이에 있어 균형 있게 소화하는 것을 지향한, 공동의 프로그램이라는 것.

안 교수는 마지막으로 “칼뱅은 ‘신앙교육서’를 공교육의 현장으로까지 연결하려 시도했다”며 “물론 이것을 오늘날 한국의 공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학교교육과 교회교육의 유기적인 관계를 시도하는 기독교 사립학교의 경우는 제네바의 역사적 선례를 참고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암신학강좌에서는 이 외에 박상봉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가 ‘취리히 교회와 신앙교육’, 이남규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가 ‘팔츠(하이델베르크) 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개회예배와 ‘만남과 대화의 시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