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사무처리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은 여성이자 장로로서 첫 서기 직무를 수행한 김순미 장로, 가운데는 이홍정 사무총장. ⓒ이대웅 기자

예장통합 제99회 총회가 넷째 날인 25일 오후 정영택 총회장의 제·개정 헌법 및 규칙 공포와 축도, 폐회선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사무처리 시간에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와 재판국 보고 등이 논란이 됐다. 총회연금재단(이사장 김정서 목사) 문제도 끝까지 제기됐다.

이대위에서는 천주교에 대한 연구를 청원했다. 예장통합은 지난 2004년 제89회 총회에서 천주교 영세교인에 대해 세례를 다시 줄 필요 없이 입교만 하면 된다고 결의했는데, 이를 포함해 다시 연구해 보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총대는 “이제까지 천주교와의 신앙과직제협의회 결성 등에 이해를 구해 놓고 천주교를 이대위에서 연구해서야 되겠느냐”며 “그러면 우리 신앙의 뿌리를 부인하는 것이고, 천주교와 대화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대는 이에 연구 부서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제까지 이단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일명 몰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와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연구 보고서도 받아들였다.

총회 재판국은 금권 의혹과 불공정 판결 등을 이유로, 올해 새로 국원이 된 3년조를 제외하고 1-2년조(2-3년차) 구성원 전원이 교체되고 재공천이 이뤄졌다. 이는 일종의 징벌 조치로, 11년 전인 제88회 총회 때도 금권 논란 때문에 재판국원 전체를 재공천한 적이 있다.

한 총대는 “지난 1-2년간 금전 거래나 정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보도에 의해 재판국의 판결이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88회 총회 재판국 전원 재공천을 언급했고, 총대들은 만장일치로 이를 통과시켰다.

이 밖에 총회 안팎에서 이슈화됐던 강원노회 관련 특별재심 청원 건은 재석 2/3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노회원 전원이 임원 선거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직접선거’ 안건도 부결됐다.

신안건 토의에서는 연금재단 이사장 사과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한 총대는 “과거에도 연금재단에 문제가 많았지만, 올해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다”며 “소송 비용도 억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사장님이 나오셔서 앞으로 잘 하겠다고 말씀하시고 사과 한 마디 하시면 논란이 모두 종결될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영택 총회장은 총대들을 향해 “이사장이 사과한 다음에는 괴문자 사건 없이 총대 여러분들이 방패가 되어주셔야 한다”며 “다 아울러서 총회가 위로하고 격려하고 얽힌 것들을 다 푸는 의미에서, 특히 증경총회장님이시니 존중해서 받아들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연금재단 관련 사안이 나올 때마다 적극 발언하던 김정서 이사장 주변에서는 “(이사장이) 자리에 없다”는 소리만 들려왔고, 다른 사안으로 넘어가면서 사과는 유야무야됐다. 나흘 내내 연금재단 사안이 나올 때마다 김정서 이사장이 시무하는 제주도 지역의 총대들이 열띤 방어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외에 규칙부, 감사위원회, 역사위원회, 재정부, 교육자원부, 사회봉사부 등의 보고가 이뤄졌다.

총회는 절차안상 폐회 시각인 오후 7시를 20분 앞둔 오후 6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그러나 총대들은 시간에 쫓겨 충분한 논의나 검토 없이 안건들을 무더기 통과시켜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