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종단 주요 단체 대표들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고용허가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한국천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원불교 인권위원회 등 4개 단체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은 각 단체 대표들의 인사와 규탄발언 및 기자회견문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용허가제는 국제사회에서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지탄을 받던 산업기술연수생제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으며 사라진 후, 그 뒤를 이어 우리 사회의 주요한 ‘외국인력제도’로 시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시행 10년을 맞는 고용허가제의 실상은 암울하기만 하다”고 했다.

이어 “2009년부터 고용허가제 하의 노동자들은 4년 10개월의 체류기간 동안 단 한 번의 자발적인 근무처 변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들은 보이지 않는 족쇄에 묶인 채 원치 않는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을 ‘일하는 기계’로 전락시켜 노예적 노동을 강요하고 있는 고용허가제를 보며 우리 4대 종단 이주·인권위원회 대표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간이 가진 기본적 존엄성과 인권을 외면하고 있는 고용허가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며, 이주노동자를 간편한 도구이자 값싼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조속히 중단되고, 이주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동허가제가 시행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