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경거망동을 책망한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이런 일이 있었다.

1990년도 한국의 유명한 사람이 와서 크레믈린 광장에서 집회를 하였다.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는 이단이라는 둥 여러 가지 많은 말들을 쏟아내었다. 하나님의 사자(?)의 입에서 쏟아내는 담대한 소리에 모두들 감탄하고, 역시 큰 사람이라는 등 감동을 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신 종교법이 발효되어, 한국인의 사역 활동이 모두 중단되는 위기에 처하였다. 그리고 그 교단에 속한 사람들은 모두 추방되었다.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지 못하고, 종교적인 아집으로 가득 차고 기본적인 예의도 지킬 줄 모르는 이들이, 이렇게 선교라는 이름으로 종교 간의 갈등을 부추기며 종교의 기본 역할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교만함을 드러낸 것이다.

사찰 땅 밟기 운동, 이제는 인도까지 가서 행하는 태도를 보면서 참 어리석고 한심한 작태를 책망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 4대 성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도의 북동부, 마하보디 사원과 탑은 유명한데, 이러한 곳에서 기도하고 찬송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대체 한국교회에서 무엇을 배우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힌두교 보수지역에서, 무슬림과도 종교적으로 깊은 갈등이 일어난 지역에서, 개신교인들이 교만한 영에 사로잡히지 않고서 어떻게 이런 일을 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다가 죽으면 순교하였다고 할 것인가? 이러한 일은 앞으로 개신교에 대한 탄압과 교회에 대한 무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인도의 기독교 마을이 불에 타고 살인을 당하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1. 한국교회는 타종교를 배려하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편협한 사고방식과 이기주의 신앙, 이원론적 사고방식에 젖은 단순무지한 태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다원주의 시대에 우리가 함께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진리와 태도를 구분하는 것을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

미얀마, 봉은사, 동화사, 울산지역의 정광사, 정토사, 망해사 사찰 기도. 이러한 행위는 한국교회에 영적 도해를 작성하여 이루어진 결과이다. 땅 밟기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돌면서 기도하는 모습은 아주 좋은 이슈이지만, 결국 편협하게 잘못 가르친 결과라는 사실이 오늘의 신앙인의 행동이나 태도에서 나타난다.

잘못된 교육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성교회가 지성적인 젊은이들의 요구에 반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 교회 밖에서는 젊은이들의 지성과 신앙을 충족시켜주는 특별한 주제와 프로그램으로 그들을 자극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별한 것도 좋다. 지성을 충족시켜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바로 배워야 한다.

2. 한국교회는 많은 경우 ‘믿습니다, 아멘, 할렐루야!’만 외치고 신앙의 초보만 가르치는 것 같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행동하여야 할 것인지, 신앙인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 행동이나 말에 있어서 그리스도인다운 것이 무엇인지, 세상을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신앙적인지 가르쳐야 한다. 혀로만, 혹은 돈으로만 헌신을 대신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가 아닌가?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도 잘 하는 것 같다. 말도 잘 하고 능력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거기까지이다. 실천에 대한 내용이나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다. 역사와 인문과 철학이 없이 오직 현실적인 복, 경제 문제만 깊이 파고 있는 결과가 아닌가? 복도 바로 가르쳐야 한다. 일반적 통념인 부자 되는 것이 복이라고 가르치니, 물불 안 가리고 세속에 물들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기독교는 천상천하 유일한 종교라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오직 예수밖에 구원의 길이 없음을 선포하고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종교적인 신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기독교를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신앙인이 된 것이다. 불교 국가에서 태어났다면 우리 또한 불상 앞에 절하고 있을 터이다.

우리의 신앙이 바르고, 구원의 길이라는 점을 우리의 삶과 행동과 모본을 통하여 전파하여야 하지, 이렇게 타종교의 성지에 가서 훼방을 놓거나 이를 거부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다고 하여서 종교적 신념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돌아올 일은 거의 없다. 불상이 무너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기독교 지성의 요람에서 학습하는 젊은이들이 이러한 태도는, 한국교회의 장래를 생각할 때 참으로 마음이 무겁기 한이 없다. 기독교 지성주의로 나가라는 것이 아니다. 감정적이고 기복적으로 흘러 있는 것을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3. 기도가 만능이라는 물질주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의 행복과 만족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기도라는, 잘못된 신학을 가르치는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교회는 기도를 다시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눈 감고 정신 없이 떠든다고 모두 기도가 아니다. 기도는 기독교인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슬람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지 않는가? 불교인들도 꼭두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무속인들도 기도한다. 모든 인생들은 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향하여 무엇을 기도하는가 내용이다. 마하보디 사원에서 기도하는 소리를 들어 보라.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를 향한 마음이 전달…….”

봉은사에서 기도하던 이들은 “하나님이 이 땅을 회복할 것이다. 절간은 파괴될 것이다. 우상숭배가 떠날 것을 선포한다”. 이게 뭐 하는 것인가? 엘리사과 바알 종교와의 대결기도를 운운하지 말라. 자기들에게 필요한 대로 적용하고 이용하지 말라. 시대적인 상황도 이해하지 못하는가?

이것은 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지도자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언제까지 이러한 꼴을 지켜보면서 탄식하고 회개하고 절망하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의 대각성,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이다.

4.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신앙인의 도덕과 윤리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다시 말하여 죄와 벌을 분명하게 교육하여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이 분명히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오늘의 개신교회가 타락한 이유는 현실주의 신앙으로 인한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믿음도 좋고 예배도 잘 한다. 기도는 청산유수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신앙인의 윤리와 도덕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가장 거짓말 잘 하고 무질서한 것이 기독교인이라 할 정도이다. 한국 범죄자 중 경제사범이 가장 많은데, 그 중에 기독교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러한 신앙의 윤리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리·국회의원·장관 후보들 가운데 기독교인 중직자들이 많은 것을 보지만, 그들의 윤리 수준은 너무나 저급하다. 오늘날 개신교 윤리의 현주소이다.

‘믿으라, 그리고 헌금하라’고만 가르쳐 놓으니, 불상 앞에서 무너져라 외치는 것을 신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신앙 이전에 기본적인 예의와 상식을 가르쳐야 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 중에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고전 13장에 나타난 기독교의 사랑은 철저하게 예의를 근거로 하고 있다. 전혀 무례하지 않은 것이다.

무례함은 종교간 분쟁을 유발하는 행동이다. 오늘날 소수의 젊은이들의 편협한 사고방식에 놀랄 뿐이다. 지성의 요람이라는 기독 대학 학생들의 태도를 보며,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교라는 이름으로 온갖 행위를 저지르는 무례한 기독교인들의 태도를 엄히 책망한다.

하나님 이름만 부르면 선교인가? 찬송 한번 부르면 선교인가? 이렇게 저질 기독교를 만들어낸 것은 모두가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이다. 과거에 무엇을 가르쳤는지를 심각하게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하여야 한다. 입술의 회개는 그만하고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

기독교 중진들. 회개에 대한 어떤 퍼포먼스로 과거의 잘못을 덮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보여주는 태도로 기독교를 호도하지 말라. 무지하여 잘못 가르친 것을 회개하고, 지금이라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독교의 본질을 공부하고 과거를 고백하는 것이 회개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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