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기독교교류 세미나 첫째날 오후, ‘회고’와 ‘현황’을 주제로 두 차례의 강연이 진행됐다.

첫 주제강연은 악청화 박사(푸젠성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와 이형원 교수(침신대 신대원장) 사회로 오병 목사(랴오닝성 다롄시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부비서장)와 정영교 목사(산본양문교회)의 기도 후 ‘중국 교회의 역사’를 왕준 목사(산시성 기독교양회 주석 겸 회장), ‘양국 교류의 역사’를 고몽비 선생(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부비서장), ‘한국교회의 역사’를 김석주 교수(장신대), ‘양국 교류의 역사’를 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가 각각 발표했다.

▲왕준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중국 기독교 발전 기본 정황’을 제목으로 왕준 목사는 “중국에서 기독교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됐는데, 흐름을 보면 중국 상황에서 적응하기 위한 개척기, 문화대혁명의 고난기 및 개혁개방 이후 하나님의 복 주심으로 종교정책이 허락돼 구원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희락기를 지나왔다”며 “오늘날 기독교는 중국에서 적극적 복음전도와 여러 교역활동을 늘림으로써 사회 안정화, 문화발전 및 경제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역사 속 4차례 복음전도 진입 사역으로는 ①당조의 경교(景敎) ②원말명초의 야리가온(십자교) ③프란치스코회의 예수회 ④1807년 모리슨 입국으로 시작된 개신교 등이 있었고,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중국 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으로 이어져 6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아편론’, ‘협조론’에서 ‘적극작용론’으로까지 변화됐고, 신도 수도 60년 전 70만명에서 현재 2500만명으로 늘어났다.

왕 목사는 중국 기독교 발전 과정의 새로운 특징으로 △중청년(35-65세)과 저소득 계층의 급속한 증가 △종파 구분 대신 연합예배 및 상호존중 △목회소요 다양화 △신학사상 활약 △성경 및 교의 중 ‘화합’ 중시 △사회봉사 중시 등을 꼽으면서, “중국 기독교는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인도, 목회자들의 섬김, 정부의 관심과 지지로 하나님의 복이 충만하게 됐다”며 “동시에 교회에 직면한 도전을 보면서, 삼자원칙 및 신학사상건설 성과 전환 추진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정리했다.

고몽비 선생은 ‘중한 양국교회 왕래의 역사 회고’를 통해 “한국 최초 성도들의 세례는 중국에서 실행됐고, 최초의 한글 성경도 중국에서 번역이 시작되는 등 한국 기독교 복음의 씨앗은 중국에서 움트기 시작했다”며 “중국 선교사 네비우스의 선교 방법은 한국에서 열매를 맺어 발전하게 됐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못함으로써 이때부터 중한 양국교회는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선생은 “중한 양국은 함께 동아시아에 속한 나라로서 각자 수십 년간 부흥을 거듭해 왔고 지금도 여러 차원에서 활발히 교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유익한 나눔과 교류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의 적지 않은 교회와 성도들이 중국교회의 실제 상황을 모르거나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고, 심지어 일부 한국교회들은 중국의 법을 무시한 채 삼자원칙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교회의 조화와 건강한 발전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몽비 선생이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오늘날 양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성장·발전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상호 교류를 더욱 강화해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며 “네비우스 선교 방법이 양국에서 일으킨 다른 결과를 토대로, 선교 방법이나 성장 양식, 치리 체계 등을 각자의 상황에 적응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측 발표도 이어졌다. 김석주 교수는 ‘동북아시아 교회 일원인 한국 개신교 130여년의 역사와 교훈’ 발표에서 “지난 역사를 회고해 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첫째로 개신교가 한국에 전래되던 바로 그 당시 한국인들이 능동적으로 선교를 준비했던 사실, 둘째로 선교지역 분할협정과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성장과 발전의 기폭제가 됐던 사실, 셋째로 20세기 한국 개신교는 크게 부흥했지만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 등으로 큰 시련을 경험했고, 해방 후 재건운동이 시작됐지만 분열과 이단의 득세를 경험했던 사실 등을 짚고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수많은 교단과 교파별로 각자 발전해 왔지만, 여러 면에서 한국적인 혹은 동북아시아적인 특성을 함께 공유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 개신교는 △성경을 중시하고 우선시하는 ‘성경적 기독교’이고 △중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의미는 다르지만 네비우스의 가르침에 따른 ‘삼자(三自)교회’이며 △전래 초기나 지금이나 ‘문서선교’를 중요시하는 등의 특성을 갖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문성경에서 참조한 한글성경, 네비우스 선교정책 등 기독교가 한국에 전래돼 정착될 무렵, 한국교회는 앞서 복음을 받아들인 중국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한국교회 130여년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특히 한국과 중국 교회가 서로 교류하면서 배울 점은 이러한 한-중 교회, 더 밑바닥에서 작용하던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의 상호 이해와 존중이 아닐까”라고 했다.

한·중 기독교 교류 역사를 요약한 한정국 목사는 “한·중 기독교교류회는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를 전개함에 있어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는 중국교회와의 동역을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종교국과 양회 지도자들을 만나 친분을 쌓아온 박종순 목사의 헌신과 섬김으로 2003년부터 이어 왔다”며 “2006년까지 네 차례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양국을 오가며 교회와 신학, 이단과 선교 등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세미나 주제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현황’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주제강연에서는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와 반흥왕 목사(절강성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 사회로 함태경 본부장(CGN TV)과 이운근 목사(강서성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의 기도 후 설충수 교수(숭실대)가 ‘한국교회의 현황’,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가 ‘양국 교류의 현황’, 양명 목사(광둥성 기독교협회 회장)가 ‘중국교회의 현황’, 악청화 박사가 ‘양국 교류의 현황’을 각각 발제했다.

‘한국기독교의 사회사업과 한중 교류관계’를 발표한 설충수 교수는 “지난 2008년 쓰촨성 대지진 이후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종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사회사업 전환은 중국 사회에서 유의미한 발전”이라며 “한국도 1960년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쪽에서 1970년대 민간단체 활동을 체계화시킨 점에서, 두 국가는 국가적 재난 이후 사회사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 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사회사업 추진 역사를 돌아본 후 한중 기독교교류 방면에서 사회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1913년 3인을 중국 산둥성에 파견함으로써 해외선교를 처음 시작했다”며 “그 이유는 ‘과거 우리가 이웃 중국에서 문화를 받았으니, 그들에게 생명의 복음으로 갚자’는 것이었고, 이후 학교건립과 부녀자 계몽운동, 금주 및 아편금지운동 등과 의료 선교사 파견 등을 수행했으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이들은 모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 현재 중국에서 활동중인 한인 선교사들의 숫자에 비해 사회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 또는 기독교인은 턱없이 적으나, 복음전도 못지 않게 사회복지 사역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한국 기독교는 변화하는 중국 사회의 필요에 맞춰, 전문인 선교사의 파견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봉수 목사는 “한국 기독교가 중국 기독교를 돕겠다고 교류를 적극 추진했지만 상당 부분 도움보다는 방해가 된 이유는 일방적이었기 때문으로,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법적 규정을 무시한 것”이라며 “중국은 외국인의 개인적 종교 신앙의 자유는 보장하되, 종교활동은 제한하겠다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지양해야 할 교류’로 ①전도와 교회 개척 ②예배당 건축 지원 및 목양 지원 ③지도자 양성 및 신학훈련 지원 ④집회 및 찬양 사역 ⑤문서 선교 ⑥의료와 복지 사업 ⑦사업을 통한 선교 등 “중국 종교사무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교회 지도자들과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형태의 교류”를, ‘지향해야 할 교류’로 “중국 기독교 지도자들과 상호 이해와 협력 과정에서 논의된 사역들을 중국 내 법적 규정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을  각각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양회와 협력하여 진행되는 △이단 방지를 위한 협력 사역 △소수민족 성경번역 지원 사역 △재난 구호 및 의료선교 사역 등을, 신학교와 협력하여 진행되는 △장학금 지원 사역 △신학교 건축 지원 사역 △교수 충원 및 계속교육 지원 사역 등을, 개교회와 협력하여 진행되는 △주일학교 진흥 사역 △교회 부설 즉 유치원이나 장애인 시설 지원 사역 등을 소개했다.

▲세미나 주제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양명 목사는 ‘변화와 발전 중에 처한 중국교회’ 발제에서 “중국교회는 1979년 이후 폭발적 성장을 경험했으나, 근 10여년간 ‘평온한 발전’의 단계로 들어섰다”며 “이를 통해 폭발적 발전기가 남긴 문제점에 대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해 다시 사고하고 해결하는 여유를 얻었고, 평온한 성장은 정지가 아니라 질과 양적으로 더 건전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또 발전의 중심이 농촌에서 도시로 점차 옮겨지고, 젊은층과 파워엘리트들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양 목사는 중국교회가 완선(完善)을 이루기 위해 △목회자의 양과 질을 중시하고 △체제의 역할과 자아 완선을 중시하며 △목양 방식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사회봉사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중국은 땅이 크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 지역마다 차이가 커 중국교회의 전체 모습을 다 묘사하긴 어렵지만, 우리에게는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고 아직 숙제가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악청화 박사는 ‘한중 신학사상 교류: 밀접한 교류와 왕래를 통해 진리를 통일하자’는 발제에서 “한국교회의 토착화는 비단 사회의 인정을 받아 기독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고, 이는 중국교회가 실행하는 삼자원칙과 매우 일치한다”며 “한중 양국 교회는 비록 하나로 합치는 것은 아니라도, 진리 면에서 마땅히 하나가 되어야 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마땅히 마음을 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 박사는 양국 교류에 대한 사고(思考)로 △공동으로 이단을 배척해야 한다 △복음은 현지의 문화를 고려해서 전해야 한다 △현지 교회를 세운 후에는 현지인 스스로 관리하고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토착화된 진리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등을 열거했다. 특히 “진리가 환경을 벗어난다면, 효과적으로 복음이 전파되기가 매우 어렵다”며 “우리 동방의 교회는 자신의 신학체계를 필요로 하고, 서방의 신학이론을 기계적으로 모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악청화 박사는 중국교회를 대표해 한국교회에 원하는 바를 전했다. 그는 중한 양국 기독교가 △세계평화를 위해 합심기도하고 세계평화에 최대한 노력하고 공헌하기를 원한다 △두 나라 교회의 우정 강화 뿐 아니라, 두 국가의 우정과 평화를 증진시키는 사절이 되길 원한다 △먼저 본국의 인민을 위한 사역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문화로 성경의 진리를 해석하여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드러낼 수 있길 원한다는 등의 희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