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쥬빌리 통일 컨퍼런스’, ‘교회가 살리는 통일’ 논의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탈북민에 대한 긍휼, 편견과 차별로 나타나선 안 돼”

▲2014 쥬빌리 통일 컨퍼런스. ⓒ신태진 기자
▲2014 쥬빌리 통일 컨퍼런스. ⓒ신태진 기자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주최 ‘쥬빌리 통일 컨퍼런스’가 5일(목)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다니엘홀에서 ‘교회가 살리는 통일’을 주제로 개최됐다.

컨퍼런스 전체 진행은 코디네이터 오성훈 목사가 맡았고, 1부에서는 조요셉 박사(기획위원장)가 환영사, 김헌종 목사(바르샤바한인교회 담임)가 개회기도를 했고,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 원장) 사회로 TED 형식의 강연이 진행됐다. 사무총장 이관우 목사는 ‘기도큰모임’을 소개했다.

▲발표를 맡은 김병로 교수, 전병길 대표, 마요한 목사(왼쪽부터)가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발표를 맡은 김병로 교수, 전병길 대표, 마요한 목사(왼쪽부터)가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김병로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는 ‘평화와 통일’, 전병길 대표(예스이노베이션)는 ‘통일 한국 브랜딩’,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는 ‘남북한 사람의 통일’이라는 주제로 각각 TED 형식의 강의를 진행했다.

김병로 교수는 북한의 현 정세에 대해 “경제의 침체가 심각하고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이 점증되고 있으나, 조만간 붕괴할 정도까지는 아니다”며 “이는 북한 상류계층이 6·25 전사자와 피살자 유족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전쟁고아 3만명을 ‘혁명학원’에서 교육시켰고, 이들은 최고위층이 됐다”며 “그래서 이들이 통일 과정에서 항복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북한 주민의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도 2013년 조사 결과 50% 이상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탈북민으로서 새희망나루교회를 섬기고 있는 마요한 목사는 “제도적이고 행정적인 통일은 정부와 전문기관에서 준비할 수 있지만, ‘사람의 통일’은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며 “하나님께서 그동안 통일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해 오셨다. 그 증거는 이 땅에 온 2만 7천여 명의 탈북민들이다. 교회는 탈북민들과 함께함으로 사람의 통일을 연습하고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탈북민들의 한국사회 융화’에 대한 질문에 마 목사는 “탈북민 융화는 쉽지 않다. 한국교회가 품으려 했지만, 본격적인 탈북민 정착 10년 후인 지금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을 공감하게 됐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긍휼한 마음이 나쁘지는 않지만, 마냥 그렇게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탈북민을 북한 회복을 위한 선교의 사명자로 봐야 하는데, 긍휼한 마음이 오히려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남한 교회는 갑, 탈북민은 을’의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동역자로 동등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송원근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송원근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2부에서 송원근 목사(자연의빛교회, 평화나눔재단 공동대표)는 ‘어떻게 교회가 통일을 살릴 것인가’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는 한국의 역사 가운데 통일을 소극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항상 통일을 기도하고 준비해 왔지만, 통일을 위해 교회가 했던 사역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기록한 적이 없다”며 교회의 통일 사역사(史)를 살피는 ‘교회를 살리는 통일 사역’을 소개했다.

송 목사에 따르면 1960~70년대에는 교회가 주로 승공과 반공 정책을 따르는 입장에서 통일 활동을 했고, 1980년대에는 진보적인 교회들에서 통일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동조를 구하는 형식이었으며, 1990년대에는 진보(NCCK)와 보수(한기총)가 각기 자신들의 주장에 따라 통일 활동을 전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이후에는 보수 진영의 경우 통일 사역자를 양성하는 일과 준비된 통일 사역자들을 통해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지원과 조·중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흩어져 나간 탈북민 선교활동, 기도연합 운동 등을 진행했고, 진보 진영은 북한 체제 내 교회의 지원을 위주로 활동했다. 2010년 전후로는 탈북민들이 목회를 시작했고, 탈북민 사역자들과 사역단체들이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를 창립하여 연합으로 활동했다.

마지막으로 송 목사는 “교회가 살리는 통일의 진(眞)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실현’, 선(善)은 ‘주 안에서 선교 부흥의 길이 열리는 통일대로’, 미(美)는 ‘평화의 누림’”이라며 “하나님께서 이미 이 땅에 통일의 선봉대로 보내신 탈북민들과 하나가 되어 평화를 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들을 섬기며 교회됨의 하나님 가치를 실현할 비전을 가진 ‘통일한국 매핑(mapping)’을 가진 교회들을 개척하고 세워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통일한국을 이루기 위해 통인 사역, 통신 사역, 통상 사역, 통영 사역을 목회 사역 속에 전략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대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는 ‘복음통일과 영역선교:온전함을 위하여’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북한에 가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 가정 등 모든 영역에서 복음에 기초한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역선교의 최근 동향으로 예술 영역에서는 여성 기독예술인들 모임인 ‘필그림’이 탈북민들의 예술 활동을 통해 어떻게 섬기면서 복음통일을 준비할지 모색하기 시작했고, 연극 영역에서는 극단 ‘예배자’가 북한선교 및 복음통일 관련 연극을 탈북 예술인 및 통일에 관심 있는 예술인들과 함께 계속 공연할 예정이며, 탈북민 영역에서는 탈북 청년들이 주도하고 남한 청년들이 동참하고 있는 ‘통일비전 연구회’가 발족돼 북한 실태와 한반도 정세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외에도 손인식 목사(KCC 국제대표,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실무책임)가 ‘통일을 위한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2부 행사 사회는 양영식 박사(전 통일부 차관), 오일환 박사(보훈교육연구원 원장), 조요셉 박사 등이 맡았다. 저녁 환영만찬에서는 이상숙 권사(상임위원장)가 환영사를 전하고, 평양예술단과 신영준의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는 다음날인 6일 오후 1~6시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2014 기도큰모임 ‘쥬빌리 코리아 인터내셔널’을 개최한다. 주강사는 최홍준 목사(부산 호산나교회 원로)이며, 오대원 목사(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가 격려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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